● 문제 분석과 답안 총평 김경석ㆍ종로학원 논술강사 논술 문제의 요구사항은 2가지이다. 자료를 해석하는 것과 평가하는 것이 그것이다. 연세대학교 사회계열 논술 고사의 2번 문항은 전형적인 자료해석하기 문제이다. 그런데 단순하게 자료를 해석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료 해석한 내용을 근거로 하여 (가-1)의 내용을 평가하는 복합형 문제이다. 일단, 제시문 (라)를 해석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런데 제시문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 그냥 막대 그래프이다. 우선 (라)에서 막대 그래프를 들여다 보기 전에 제시된 글을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자료는 우선 자료의 사실적인 부분을 정리하고 분석한 후에 그것에서 의미가 무엇인지를 해석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자료 해석하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분석 과정을 건너 뛰고 자료에 담겨 있는 의미를 해석하기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시문 (라)를 통해 찾아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3가지가 있다. 첫째, 낙관성의 정도가 높은 집단에서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의 현실성 정도가 높은 집단이 낙관성이 낮은 집단의 성적보다 좋다. 그 중 낙관성의 정도가 높은 집단에서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의 현실성 정도가 높은 집단이 나머지 세 집단보다 성적이 더 높다. 둘째, 낙관성의 정도가 낮은 집단에서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의 현실성 정도가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모두 낙관성의 정도가 높은 집단에서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의 현실성 정도가 낮은 집단에 비해 성적이 모두 높다. 이로 인해 우리가 해석할 수 있는 의미는 낙관성은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의 현실성이 높은 집단만 긍정적인 영향을 보이므로 성장 가능성을 높이려면 낙관성 뿐만 아니라 현실성 또한 높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의 현실성이 높은 집단일 경우에는 미래에 대한 낙관성을 통해 그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현실성이 낮은 집단의 경우에는 오히려 낙관성이 낮은 경우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낙관성만 높고 현실성이 낮다면 성장 가능성은 가장 낮다. 그러므로 현실성이 낮다면 낙관성이 낮은 것이 낙관성만 높은 것보다 오히려 더 성장 가능성이 높다. 답안을 살펴 보면 우선, 자료 분석과 의미 해석 부분이 서로 뒤엉켜 섞여 있어 불분명하다. 그리고 자료에 제시된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아 자료 해석에 있어서 채점자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인식의 현실성 정도가 낮지만 비현실주의적 낙관성을 보이는 집단의 성적이 제일 낮았는데' 부분에서 비현실주의적 낙관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자료에서는 비현실주의적 낙관성이라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현실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막대 그래프에서 높고 낮은 사실만 알 수 있다. 그것을 단정지어 비현실주의적 낙관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자료를 정리하는 부분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이제는 (가-1)의 논지를 정리할 차례이다. (가-1)의 주장은 긍정적 환상을 더 자주 품은 학생들이 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긍정적 환상이 더 나은 육체적 건강에서 비롯되는 정신적 건강을 가져오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역경에 대한 보다 나은 대응 방법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시문 (라)를 근거로 (가-1)의 논지를 평가해 보자면 비현실적 낙관성은 사람들에게 근거 없는 안전을 주고, 어떤 어려움의 순간에도 그것을 이겨나갈 수 있는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면모가 있어 보이지만 그것이 지속될 경우 오히려 낙관성이 없는 경우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개인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측면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답안에서도 이 부분은 잘 찾아 냈다. 그러나 평가 내용에 있어 제시문에 근거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답안을 전개하고 있어 다소 아쉬운 답안이라 할 수 있다. 자기만의 유토피아에 갇혀 사회적 상호작용을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더 나아가 극심한 소외감이 생겨 사회에서 고립된다는 내용은 제시문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이 문제에 대한 답안의 초점은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정확하고 유효한 평가보다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 환상'을 바탕으로 삶을 살아가는 경향이 사람들의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데 유익하다는 것에 대해 (라)의 입장에서 해석한 내용으로 타당한지 아니면 타당하지 않은지를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마지막에 인간의 사고력이 떨어져 원초적 무지의 상태로 돌려 놓을 수 있다는 내용은 배경지식이 가져온 폐해라고 본다. 자신의 마음대로 평가하지 말고 철저히 제시문에 근거해서 작성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