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고립주의 선 그은 바이든…한국 경제 영향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머니투데이

[워싱턴=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사당 대통령실에서 취임 선언문 등 3가지 문서에 서명을 마친 모습. 바이든은 이날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2021.01.2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신(新) 고립주의’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이 다자무역 체제로 복귀하면 글로벌 교역이 개선돼 한국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는 친환경 산업에 수혜가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현재의 ‘미·중 갈등’이 ‘다자(미국과 한·일 등 동맹국)와 중국 간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어 대중, 대일관계를 재설정하라는 요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미국 현지시각) 취임식에서 “우리는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한번 세계와 협력하겠다”며 “평화, 진전, 안전을 위해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해온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를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발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립주의를 강조한 결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동맹국과 관계가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이 다자주의 체제로 복귀하면 한국 수출 회복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 국제통상 질서를 존중하는 분위기 형성으로 글로벌 교역이 개선세를 보이고, 한국 수출 여건이 양호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 상승 압력은 연평균 0.6~2.2%포인트로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자무역 체제 복귀를 선언했지만, 중국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통상리포트’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다자(미국과 동맹국들) 대(對) 중국’ 구도로 미·중 무역분쟁 전선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 무역에서 중국 비중이 줄어들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일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은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 일본의 무역 보복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 미국이 전략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산업 분야에서는 친환경 분야가 주목을 받는다. 한국 기업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다. 바이든 대통령은 4년 동안 2조달러 규모 친환경 인프라 투자, 신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고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등 친환경 산업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비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출 등 경기 부양 정책도 한국 경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난 극복을 위해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 경기부양 예산안을 의회에 제안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재정지출 확대, 중산층 임금 인상 등에 따른 미국 경제 회복세 강화가 기대되며, 한국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1~0.4%포인트 상승 압력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보건·방역 △디지털·그린뉴딜 △첨단기술 △다자주의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과 경제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본·베트남·호주 등 11개 국가가 참여하는 포괄적·경제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정부도 CPTPP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기부양에 나선다고 했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한국 수출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중 무역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한국의 중국 상대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