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시민당 공보물엔…정책공약 한줄 없이 `이해찬과 찍은 사진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시민당 공보물 표지 앞, 뒷면


더불어시민당이 정책 공약은 단 한줄도 없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만 전면에 내세운 선거용 책자를 내놨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비례대표 투표때 열린우리당과 시민당을 헷갈리지 않게 하려는 의도다. 민주당의 유일한 형제정당은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시민당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문 대통령과 이 대표 사진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이해찬 대표 사진은 열린우리당 책자에선 쓰지 못할 차별 포인트이기도 하다.

시민당은 31일 공개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책자형 선거공보' 책자에서 표지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또 유권자가 시민당의 공통기호인 5번과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 용지의 기호 3번을 헷갈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표지에 "기호는 5번, 순서는 3번째"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거공보 책자를 열어보면 비례대표 후보들을 1번부터 30번까지 소개하면서 '한 표라도 총집결해야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이길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또 표지 뒷면에는 비례후보들이 이해찬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실었다.

시민당 관계자는 "'한 표라도 흩어지면 집권여당의 추천후보들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절박감을 표현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심 분열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비례대표 정당지지 여론조사에서 열린민주당의 선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지지층의 70%가 미래한국당으로 가는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시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으로 분산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20%대 중후반으로 나오면 자칫 민주당이 뽑은 비례후보 중 15번 이후는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책자에는 정책공약은 아니지만 6가지 공약은 소개돼 있다. ▲코로나 전쟁,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코로나 경제위기 반드시 극복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성공에 함께 하겠습니다 ▲집권여당과 함께 국회를 바꾸겠습니다 ▲집권여당과 함께 국정을 안정시키겠습니다 등이다.

문제는 당초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합류한 기본소득당, 시대전환과 시민사회에서 각종 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색깔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결국 그동안 공식적으로 부인하던 민주당 위성정당인 점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또한 비례대표를 두는 취지인 전문성, 취약계층·지역 배려 등에 대한 것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지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