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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팬데믹 누른 낙관론…美증시 최고치 재경신·금값 1800달러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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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위기임에도 이례적인 증시 강세장

뉴욕증시 또 신고가…S&P·나스닥 최고치

백신 기대 커지고 대선 불확실성 점점 줄어

2000달러 넘보던 금값, 1800달러 아래로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건 낙관론의 연속"

추수감사절 변수…코로나 확진 폭증 우려

이데일리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메이시스 백화점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앞두고 한 남성이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특수 아크릴 수지(플렉시그라스)로 만든 투명 헬멧을 머리에 쓰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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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팬데믹 위기가 무색한 강세장이다. 천문학적인 코로나19 확진자로 실물경제가 가라앉는 와중에 미국 뉴욕 증시는 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 대신 초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은 최근 하락 일로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의미다.

“우리가 목격하는 건 낙관론의 연속”

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3% 상승한 2만9910.37에 마감했다. S&P 지수는 0.24% 오른 3638.3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0.92% 뛴 1만2205.85를 나타냈다.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또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요즘 뉴욕 증시는 낙관론이 강하다. 이유는 여럿이다. 미국 내 소비심리는 이날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한 연말 쇼핑 시즌 덕에 뛰고 있다. CNBC가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를 인용한 결과를 보면, 전날 추수감사절 온라인 쇼핑 지출액은 51억달러(약 5조6000억원)로 지난해(42억달러)와 비교해 21.5% 급증했다.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80개사를 분석한 수치다. 추수감사절 온라인 쇼핑 기록으로는 역대 최대다. 코로나19 여파에 오프라인 매장은 예년보다 썰렁하지만, 온라인 매장은 호황을 보인 셈이다.

백신 긍정론 역시 증시를 지지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이후부터 코로나19 백신 배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진과 고령층 등에 먼저 보낼 물량이다. 이와 함께 이르면 다음달 화이자 등의 백신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은 조금씩 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질 경우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대선 불복 의지는 여전히 있지만, 조금씩 퇴로를 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정권 인수 절차를 다음주부터 본격화한다.

하베스트 볼래틸리티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지그몬트 리서치 책임자는 “오늘, 이번주, 이번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낙관론의 연속”이라며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여건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위험자산인 원유 가격의 상승세 역시 그 이유가 같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5.53달러에 마감했다.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3월 초 이후 가장 높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1.93% 하락한 20.84를 기록했다. VIX는 장중 한때 20 아래로 내리기도 했다. 2월 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추수감사절 이후 확진자 폭증 우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07% 상승한 6367.5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각각 0.37%, 0.56% 올랐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48% 상승한 3527.79에 마감했다.

그 대신 초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은 온스당 180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2% 하락한 1788.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초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한때 2000달러를 넘봤다가 1800달러 아래로 급격히 내린 것이다.

최근 강세장이 이례적인 건 실물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 수준이어서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1만611명으로 나타났다. 추수감사절 연휴로 20개주의 수치가 포함되지 않은 게 이 정도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이후 감염자와 사망자는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 통계를 보면 전날 기준 입원 환자는 9만481명으로 집계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확진자 폭증→경제 봉쇄→실물 위기 가속화의 수순이다.

월가 일각에서는 투자자들 사이에 호재에는 눈 뜨고 악재에는 눈 감는 현상이 일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이후 시중에 풀린 돈이 천문학적인 수준인데, 그 유동성이 증시 등으로 흘러 시장을 띄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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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게이트에 여행객들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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