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광주세계수영]수구 이진우 "잠 덜 깼나, 꿈 같다"···사상첫승 선방(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골 권영균 "물에서 죽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 나왔다"

뉴시스

【광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23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수구 대한민국-뉴질랜드의 15~16위 순위결정전 경기, 한국 이진우 골키퍼가 상대 페널티 슛을 막자 기뻐하고 있다. 이번 경기는 경기는 12-12(3-3 2-2 4-5 3-2)로 비겨, 페널티슛(5-4)로 이기며 15위를 기록했다. 2019.07.23. bjk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주=뉴시스】김희준 기자 = 승부 던지기 마지막 주자로 나선 권영균(32·강원도수영연맹)은 슛이 골대를 통과하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한국 남자 수구 사상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첫 승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코치진을 얼싸안으며 감격했다.

한국 남자 수구 대표팀은 23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5·16위 순위결정전에서 승부 던지기 끝에 17-16(3-3 2-2 4-5 3-2 5-4)으로 승리했다.

12-1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 던지기에 돌입할 정도로 치열한 승부였다. 경기 내내 승부의 향방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한국이 승부 던지기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것은 골키퍼 이진우(22·한국체대)의 공이 컸다. 경기 종료 직전 매튜 루이스가 문전에서 좋은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이진우가 슈퍼세이브로 차단했다. 승부 던지기에서도 이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한국의 사상 첫 승은 불가능했다.

첫 번째 슈터로 나선 루이스와 이선욱(32·경기도청)이 나란히 골을 성공한 가운데 이진우는 니콜러스 스탄코비치의 골을 막아내 승리 기대를 부풀렸다. 한국은 이후 추민종(27·전남수영연맹), 한효민(21·한국체대), 권영균이 차례로 골을 성공하면서 그대로 이겼다.

경기 후 이진우는 "우리가 꿈이라고 생각했던 세계 무대에서 1승을 한 것이 꿈만 같다. 지금 아침인데 잠이 아직 덜 깬 것 같이 꿈 같다"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너무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4쿼터 막판 루이스의 슈팅을 막아냈을 때 승리를 예감했다는 이진우는 "내가 막으면 우리가 공격권을 가진 채 끝나고 승부 던지기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승부 던지기까지 가면 내가 막아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탄코비치의 슛에 얼굴을 맞는 순간 오늘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뉴시스

【광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23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수구 대한민국-뉴질랜드의 15~16위 순위결정전 경기, 한국 권영균(7번)이 슛팅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이번 경기는 경기는 12-12(3-3 2-2 4-5 3-2)로 비겨, 페널티슛(5-4)로 이기며 15위를 기록했다. 2019.07.23. bjk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탄코비치의 승부 던지기를 막은 직후 믿기지 않았다는 이진우는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것이 그대로 됐다. 이게 막은건가 싶기도 하더라"며 "너무 좋아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관중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고 흥분됐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 슈터가 슛을 하기 전에 감독님이 눈을 보고 막으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며 "봤는데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 같기는 했다. 제 오른쪽을 주시해서 가까운 오른쪽에 때리겠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진우는 "오늘 경기에서 1, 2쿼터에 정병영이 들어가고, 3, 4쿼터에 내가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3쿼터에 생각만큼 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4쿼터와 승부 던지기에서 만회한 것 같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모님과 누나가 직접 와서 경기를 봤다. 내가 막는 것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셔서 경기 끝나고 펑펑 울기도 했다. 너무 감사하다"며 "가장 감사한 것은 관중들이다. 응원을 열심히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이진우가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면 공격에서는 '맏형'들의 활약이 빛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 골도 넣지 못했던 권영균은 이날 5개의 슈팅을 시도해 세 골을 몰아넣었다. 주장 이선욱은 두 골을 터뜨렸고, 승부 던지기 첫 번째 순서로 나서 가볍게 골을 성공했다.

3쿼터 시작 26초가 흐른 뒤 로빙슛을 성공시켜 한국의 6-5 리드를 이끈 권영균은 9-11로 뒤진 4쿼터 종료 4분22초 전 만회골을 넣어 한국의 기세를 끌어올렸다.

11-12로 끌려가던 4쿼터 종료 32초 전 터진 권영균의 골이 없었다면 한국은 승부 던지기에조차 갈 수 없었다.

뉴시스

【광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23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수구 대한민국-뉴질랜드의 15~16위 순위결정전 경기, 한국 이선욱(4번)이 슛팅을 하고 있다. 이번 경기는 경기는 12-12(3-3 2-2 4-5 3-2)로 비겨, 페널티슛(5-4)로 이기며 15위를 기록했다. 2019.07.23. bjk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승부 던지기에서 마지막 순서로 나서 승부를 결정지은 것이 권영균이다.

권영균은 승부 던지기 상황에 대해 "마지막 순서라 긴장하고 부담도 많았는데, 동기인 이선욱이 긴장을 많이 풀어줘서 힘이 났다. 그래서 결정타를 날릴 수 있었다"며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에 슛을 던지고 싶었다. 자신이 있었다. 첫 번째나 두 번째였으면 못 넣어을 것 같다"고 말한 뒤 웃어보였다.

승부 던지기로 승부를 몰고 간 동점골에 대해서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 자리 있었던 선수라면 누구나 넣을 수 있었던 것. 후배들이 찬스를 잘 만들어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권영균은 "앞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부담감이 많았는데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 목표로 했던 1승을 꼭 하자, 물에서 죽자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조별예선부터 순위결정전까지 선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면목이 없었는데, 면목이 조금 섰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선욱은 "1승을 이루게 됐다. 4쿼터에 2점차로 뒤졌을 때에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자고 했다. 결과는 종료 벨이 울리면 끝나는 것이니 포기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오히려 승부 던지기를 할 때 마음이 편했다는 이선욱은 "우리가 뒤처진 상황에서 잡은 것이라 마음이 편했다. 승부 던지기에서 부담없이 슛을 하자고 했고, 서로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며 "슈터들은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간다. 이진우가 막았을 때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뻐했다.

jinxijun@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