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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둘이나 재경기+준결승 18명…현장서 본 '출발대 불량 사건' 전말은?[세계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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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탈리아의 시모네 사비오니가 22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배영 100m 예선 8조에 새로 편성돼 홀로 역영하고 있다. 광주 | 김현기기자


[광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에서 처음 개최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운영 미숙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경영 둘째 날인 지난 22일 남자 배영 100m 예선에선 국제대회에서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문제가 된 것은 배영의 출발대 불량이었다. 배영의 경우 선수들이 물에 들어간 뒤 사다리 모양의 출발대를 붙잡고 출발한다. 경영 4개 영법 중 유일하게 하늘을 보고 헤엄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체 6개 조 레이스가 끝난 뒤 두 명이 ‘출발하지 않은 것(DNS)’로 표시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들은 수영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배영의 출발대가 불량, 스타트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시모네 사비오니,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디런 카터가 해당 선수들이었다.

우선 사비오니가 강력한 항의 끝에 예선 8조에 새로 편성돼 5번 레인에서 홀로 레이스를 펼쳤다. 장내 아나운서는 사비오니의 재경기를 소개하면서 “장비 불량”을 꼽았다. 사비오니는 58초85를 기록, 뒤늦게 전체 13위가 되면서 상위 16명에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확보했다. 재경기에서도 해프닝이 있었다. 사비오니가 출발 휘슬과 함께 스타트를 했으나 헛발질을 한 것이다. 재경기에서도 장비 불량으로 낭패를 본 셈이다. 결국 사비오니는 이 종목 예선에서 3번의 스타트 끝에 완주했다.

더한 촌극은 남자 배영 100m 예선에 이어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예선 뒤 벌어졌다. 또 한 명의 배영 선수가 나타난 것이다. 카터가 바로 그였다. 장내 아나운서는 이번에도 “장비 불량”이 카터의 재경기 이유라고 했다. 카터는 수십분을 기다려 남자 자유형 200m가 끝나자 남자 배영 예선 100m 9조에 들어가 홀로 레이스를 펼쳤다. 정황상 사비오니의 재경기를 보고 나서 카터도 강력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국제수영연맹(FINA)이 받아들여 카터에게 기회를 줬다. 카터 역시 54초08을 기록, 16위로 준결승에 턱걸이 진출했다. 카터는 “세계선수권 같은 대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사비오니와 카터가 준결승 티켓을 뒤늦게 획득하자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했다. 원래 1~6조에서 겨뤄 각각 전체 15위와 16위를 차지한 토마스 세콘(이탈리아)과 미키타 츠미흐(벨라루스)다. 이들은 갑자기 17~18위로 밀려 예선 탈락 위기를 맞았다.

이에 FINA는 세콘과 츠미흐에게도 준결승 진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결국 이날 오후 벌어진 남자 배영 100m 준결승에선 0번 레인에서 선수가 배정되면서 두 조 모두 9명씩 레이스를 펼쳤다. 사비오니와 카터, 세콘, 츠미흐는 모두 결승행에 실패했다.

남자 배영 100m 준결승에서도 운영 미숙이 있었다. 1조 일부 선수를 소개할 때 전광판에 2조의 같은 레인 선수들 얼굴과 이름이 전광판에 떴다.

한편 조직위 관계자는 “출발부터 골인까지 모든 계측과 관련된 업무는 계측 회사가 관장을 한다”며 “조직위는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FINA에 정확한 설명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영계에선 “배영 출발대가 정확하게 고정되지 않아 선수들이 출발할 때 미끄러진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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