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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계수영]깜짝 선전 아니다…한국 다이빙 호성적의 숨은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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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 다이빙에 사상 첫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달을 안겨준 김수지가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시상식 직후 동메달을 들어올리며 미소짓고 있다. 제공 |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갑자기 이렇게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다이빙의 선전은 깜짝 성적이 아니다. 지난 7년간 한국 다이빙 국가대표팀을 지도해온 권경민 코치는 “사람들은 ‘깜짝 메달’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성적을 내고 있었으나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서 몰랐을 뿐이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똑같이 하고 있다”며 “다이빙은 예측할 수 없는 종목이다. 기록경기가 아니라서 1등 하던 선수라도 실수를 하면 예선에서 탈락하는 장면도 어색하지 않다. 메달을 딴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메달을 못 딴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크게 다이빙 종목으로 구성된 전반부와 경영 종목으로 짜인 후반부로 나뉜다. 수영 내에서도 비인기 종목으로 불리는 다이빙에는 큰 기대가 걸리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국 수영 역사상 최고의 스타였던 박태환(인천광역시청) 역시 경영 선수였고 그의 부재를 채워줄 메달 후보로 꼽힌 이도 혼영 김서영(경북도청·우리금융그룹), 배영 임다솔(아산시청) 정도였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m 스프링보드에서 한국 다이빙 역대 개인전 최고 성적(7위)을 기록한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이 ‘다크호스’로 간혹 거론됐을 뿐이었다.

그러나 대회 첫날부터 김수지(울산광역시청)가 혜성처럼 등장해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의 한국 선수단 최연소 참가자였던 중학생 소녀는 이제 어엿한 성인 선수로 성장해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우하람은 지난 14일 대회 다이빙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단 9점이 부족해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6위에 머물렀던 역대 한국 남자 다이빙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수면 위로 드러난 결과는 물밑에서 쏟은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수지는 지난해부터 부쩍 기술적으로 성장하며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김수지의 ‘점프력’을 높이 사 스프링보드에만 전념케 한 권 코치의 조언도 한몫했다. 우하람은 자신의 불안함을 훈련으로 채우는 스타일의 선수다. 행여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권 코치가 자제시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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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람이 14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하고 있다. 제공 |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변수가 많은 종목 특성상 안방이 주는 익숙함도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 대회가 주로 치러지는 광주 남부대 수영장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이미 익숙하다. 국내 대회를 많이 치러본 터라 크게 어색함이 없다. 대한수영연맹 김영기 사무처장은 “아무래도 홈 이점이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 대표팀은 3~7일 광주 남부대 수영장에서 사전 훈련을 한 뒤 7일 입촌했다. 익숙한 곳이다 보니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직접 찾은 관중들의 응원 소리 역시 선수단을 고무시키는 힘이다.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은 다이빙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했다. 권 코치는 “과거에는 훈련이 가능한 지방 수영장을 전전했다. 워낙 지원을 못 받았지만 진천선수촌이 생긴 후 전용 훈련장에 메디컬 센터까지 좋은 시스템 아래서 훈련하고 있다. 지금 성적을 내는 이 선수들은 중학교 때부터 거의 8년째 선수촌에서 훈련하며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단계다. 그들이 엄청나게 노력한 결과물로 봐달라. 관심 가져 주시면 더 잘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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