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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악인전' 이원태 감독 "칸 영화제 입성, 새 도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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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악인전'의 배우 김무열(왼쪽)과 이원태 감독(오른쪽)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칸[프랑스]=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말로만 듣던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 주인공처럼 들어가 보니까 그동안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23일(현지시간) 칸에서 만난 '악인전' 이원태 감독은 칸 입성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가 연출한 '악인전'은 올해 제72회 칸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이 영화는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손을 잡는 조직폭력배 보스와 형사 이야기를 그린다.

"권위 있는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하고 인정받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은 늘 해왔기 때문에 보상받는 느낌이 있었죠. 제 꿈이 이뤄졌어요. 그렇지만 국내에서 이미 영화가 개봉한 상태라 혹시 들떠있는 모습이 비칠까 봐 신경이 쓰이기도 하네요. (웃음)"

그는 "내가 어린 나이도 아닌데, 칸 진출이 새 도전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여기가 종착지라고 생각하기는 싫다. 이걸 발판으로 앞으로 나이가 더 들어도 젊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 모멘텀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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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미에르 극장 입장하는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
[칸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제공]



그는 전날 공식 상영에서의 관객 반응에 무척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영화 만든 사람 입장에서는 관객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거든요. 관객이 몰입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도 못하는 프랑스어 자막을 계속 보고 있었는데, 한국관객의 웃음이 터졌던 포인트에서는 반응이 없고 의외의 부분에서 웃기도 하더라고요. 문화·정서의 차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했더니 '다들 엄청 웃었다'고 하더라고요. 전 별로 안 웃었다고 생각했는데…. (웃음)"

이 감독은 공식 상영 이후의 호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코믹 요소가 많아서 좋다는 평가를 들었다"고 말했다.

'악인전'의 영문 제목은 '더 갱스터, 더 캅, 더 데블'로 영화 속 조직폭력배 보스, 형사, 연쇄살인마를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이 감독은 "이 같은 캐릭터 구축에 시간을 많이 썼다"고 돌아봤다.

"형사는 처음 등장부터 깡패 같고 조폭 보스는 이성적이고 차갑죠. 둘은 역전돼 있는 캐릭터들이고요. 첫 장면은 살인마의 등장으로 시작합니다. '왜 이 사람은 살인을 하고 다닐까'라는 부분을 빼려고 했어요. 그 부분을 다 넣으면 이야기의 진도가 나가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이후 캐릭터들이 변하는 과정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습니다."

이 감독은 속편 제작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다"며 "아직은 2편이 나오면 재밌겠다고 상상만 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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