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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봉준호 감독 "최고의 찬사? 봉준호가 장르!"[SS칸에서 만난사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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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칸(프랑스)=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봉준호 감독이 신작 ‘기생충’과 칸 영화제 수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전세계 최초로 상영된 이후 국내외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조심스럽게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에 대해서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이어지는 해외의 호평에 대해 “여러 나라 분들이 다들 자기네 얘기라더라”며 “물론 가난한 자와 부자의 얘기니까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 생각했는데 실제 그 분들이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공식 상영회에는 ‘설국열차’, ‘옥자’ 등에서 함께한 헐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이 함께하며 힘을 보탰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저와 (송)강호 선배 뒤에 앉았다. 영화가 다 끝난 뒤 저와 강호 형의 어깨를 잡고 기뻐해주셨다. 바쁜 와중에 이렇게 와서 응원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재밌게 봤다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더불어 이날 봉준호 감독은 상영을 마친 후 관객들의 박수가 약 8분 가량 이어지자 마이크를 잡고 “감사합니다. 밤이 늦었으니 집으로 돌아갑시다”고 말해 박수를 중단했다. 박수를 중단한 이유를 묻자 봉준호 감독은 “기립 박수는 멋지지만 그 시간을 이겨내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티에리 위원장이 마이크를 들고 있길래 ‘정리하겠지’라 생각했다. 그런데 1분이 1년 같더라. 배도 고팠다. 그래서 마이크를 잡았다. 쑥스럽기도 하다”고 답했다.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봉준호 감독은 배우의 수상에 힘을 싣었다. 그는 “송강호 선배의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라며 “누구 하나 빠짐없이 이 영화의 스토리를 가능하게 해주고 관객을 아주 순간적으로 설득해 버리는 레벨에서 강호 선배의 연기는 압도적이었다. 시나리오에 쓸 수 있는 미묘하고 쉽지 않은 것이지만, 아주 순식간에 설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본적인 믿음과 신뢰가 있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13년 ‘설국열차’ 후반 작업 당시부터 ‘기생충’을 구상했다고. 그는 “2013년 겨울, 주변에 이야기를 했다. 당시 연극 이야기를 하며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연극 출신 선배들이 ‘봉감독 왜 연극을 안해? 하면 재밌을거야’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서 내가 연극을 하나 만들면 어떤 것을 해볼까 하며 이 이야기를 생각했다. ‘설국열차’도 그렇고 가난함에 대한 구제의식 속에 휩싸여서 그랬을까. 부자와 가난한, 대비되는 가족 이야기를 했다. 후반부 한 시간의 얘기는 2017년 말, 혼자 시나리오를 쓸 때 바뀌었다. 처음 구상 당시에는 영화 가제도 ‘데칼코마니’였다. 마지막 구조가 담긴 최종 시나리오는 촬영 3개월 전, 임박해서 나왔다”고 작품의 탄생 과정을 말했다.

‘데칼코마니’에서 ‘기생충’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초반엔 인물에 접근하는 방식이 대등했는데, 나중엔 관점이 기택(송강호 분) 네를 따라가게 됐다. 기택 가족의 초점을 따라가게 되며 제목을 ‘기생충’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기생충’ 속 기택의 가족은 아버지 기택부터 아들 기우(최우식 분), 딸 기정(박소담 분)까지 ‘기’자 돌림이고, 어머니의 이름은 충숙(장혜진 분)이다. 제목과 연관된 듯한 이름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동의하며 “시나리오를 쓸 때 첫날 먼저 하는 일이 이름을 정하는 것이다. 친해지기 위해 시나리오의 인물 이름을 가장 먼저 정한다. 유치하지만 그래서 ‘기’자 돌림을 하게 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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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양극화를 담은 ‘기생충’을 비롯해 봉준호 감독은 작품 속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 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이 사회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 공헌을 하지 않을까?’ 이렇게 접근하진 않는다. 어떤 스토리에 충동적으로 끌리거나, 어떤 장면을 찍고 싶거나, 이런 인물을 꼭 한번 묘사해 보고 싶은 충동에 끌려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시대적인 깃발을 뭔가 드리기 위해 ‘이 시대에서 내가 해야 할 임무는 무엇인가’하며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칸 영화제는 물론 봉준호 감독은 해외에서도 인정 받는 국가대표 감독이다. 해외에서의 인정 비결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헐리우드적인 것을 안 따라서 그런 것 같다. 그것도 해외의 일부인데 헐리우드 쪽에서 좀 평소 자기들의 장르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나, 꽤나 독특하다고 하는 것을 많이 의뢰를 한다. 저는 자연스럽게 ‘살인의 추억’부터 전형적인 헐리우드 식 스릴러 영화를 피했다. 저의 기본적인 동력이자 호흡방식인 것 같다. ‘기생충’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또한 “외국 분들도 점점 그게 익숙해지나보다. 봉준호가 장르가 돼버렸다는 평을 봤는데 제 입장에서는 가장 큰 찬사고 기쁜 코멘트였다”고 말했다.

한편 ‘기생충’은 모두가 백수고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사이 좋은 기택 가족의 장남 기우가 학력을 속이고, 박사장(이선균 분)네 고액 과외 선생님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가족희비극이다. 칸 영화제 수상 여부는 오는 25일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30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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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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