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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칸영화제]"스포일러NO!" 봉준호·쿠엔틴 타란티노, 두 거장이 펜을 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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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이이슬 연예기자]

아시아경제

사진=연합뉴스,소니픽쳐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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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도 누설하지 말아주세요."


봉준호 감독과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가 나란히 스포일러를 막아달라는 편지를 썼다.


두 감독은 21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리고 있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초청돼 신작을 상영한다.


이날 상영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과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가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돼 관심이 쏠린다.


이를 앞두고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일 전 세계 취재진을 향해 스포일러를 자제해달라는 당부의 편지를 전해 눈길을 끈다.


한국어, 영어, 불어로 제작돼 전 세계 취재진에게 제공되는 프레스 북에는 봉준호 감독의 특별한 메시지를 품은 편지가 담겼다.


봉준호 감독은 "요즘의 관객들은 기대작 개봉을 기다릴 때, 평소 즐겨 찾던 영화 사이트도 멀리하고 사람 많은 극장 로비에서는 일부러 헤드셋을 쓰고 음악 볼륨을 높인다고 한다"고 말을 꺼냈다.


봉 감독은 "물론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라며 "어느 고교생이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극장 로비의 관객들이 좌절과 분노로 치를 떨었던, 오래전 어느 할리우드 영화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크고 작은 고비들마다 관객들이 때론 숨죽이고, 때론 놀라며, 매 순간의 생생한 감정들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만든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께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그간 예고편 등을 통해 노출된 두 남매의 과외 알바 진입 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경쟁부문에 초청돼 국내외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30일 국내 개봉하는 '기생충'은 약 일주일 먼저 칸 현지에서 공개되는 만큼, 영화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앞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역시 영화 공식 트위터에 비슷한 당부를 담은 편지를 전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나는 영화를 좋아하고, 당신도 영화를 좋아한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나눌 수 있어서 긴장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 팀원들은 독창적인 어떤 것을 창조하려 굉장히 노력했다"며 "앞으로 영화를 볼 관객이 영화를 보며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어떤 것도 누설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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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 칸에서 같은 날 공개되는 영화에 국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감독 직접 편지를 전해 스포일러를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영화를 향한 관심도 상당하다. 외신들은 오늘 함께 공개되는 영화를 소개하며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현지시각) 프레스룸에서 만난 외신기자들을 통해서도 이 같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같은 날 공개되는 '기생충'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수상의 영광을 안을지도 주목된다.


한편 제72회 칸 국제영화제는 경쟁 부문에 황금종려상, 심사위원대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수여한다. 올해는 총 21개 작품이 경쟁 부문을 놓고 겨루게 됐다. 또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 황금카메라상, 시네파운데이션 등으로 나뉜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올해부터 칸 국제영화제 측은 폐막작(Closing Film)이라는 표현 대신 마지막 상영(Last Screen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했다. 72회 칸영화제의 마지막 상영작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가 이름을 올렸다.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칸(프랑스)=이이슬 연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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