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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칸 영화제 중반 지났지만…'대어' 보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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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 신작 공개에 '시선집중'

연합뉴스

'올해 주인은 누가?'…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트로피
(칸 AFP=연합뉴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의 '황금종려상' 트로피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공개되고 있다. 올해 칸영화제는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jelee@yna.co.kr



(칸[프랑스]=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 14일 개막한 제72회 칸 영화제가 어느덧 중반을 넘어 피날레를 향해 치닫고 있다.



아직은 관객의 눈을 확 사로잡을 화제작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미투(MeToo)' 바람과 양성평등 목소리도 여전했다.

◇ 대어(大魚)는 아직…타란티노 신작에 할리우드 열풍 불까?

경쟁부문 진출작 총 21편 중 10편이 공개됐지만, 뚜렷한 화제작이 안 보인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 평점에서는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가 3.3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평점을 받은 10개 영화 중 유일하게 3점을 넘었다.

현재까지 알모도바르 감독을 비롯한 켄 로치의 '쏘리 위 미스드 유', 테렌스 맬릭의 '어 히든 라이프' 등 거장의 작품들과 라지 리의 '레 미제라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흑인 여성 감독인 마티 디옵의 '아틀란틱스' 등 신예 감독들의 영화가 고르게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오는 21일 밤에 공식 상영된다.

칸을 찾은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아직 뚜렷한 화제작이 없는 가운데 '레 미제라블'과 '쏘리 위 미스드 유'가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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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포스터
[칸영화제 제공]



이 때문에 개막 전부터 집중 조명을 받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새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상영이 더욱 기다려진다.

타란티노는 제47회 칸 영화제에서 '펄프 픽션'(1994)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수상 감독이다.

이 영화는 당초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후보작 기자회견을 했을 때는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쟁 부문 후보에서 제외됐다가 며칠 뒤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타란티노 감독과 제작진이 편집실에서 밤을 새우며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칸에서 공개되면 관객들도 열광적인 반응으로 화답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낮은 기온에 내내 비가 오는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벌 안팎도 과거와 비교해 뜨거운 열기를 보이지 못했다. 매년 영화제를 찾은 한 영화 관계자는 "올해 칸이 예년보다 한산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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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축하받는 칸 '명예 황금종려상' 알랭 들롱
(칸 EPA=연합뉴스) 프랑스 원로 배우 알랭 들롱(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딸 아누카 들롱으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jelee@yna.co.kr



◇ 여전한 '미투' 물결…강해진 '우먼 파워'

칸 영화제는 프랑스 원로 배우 알랭 들롱에게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여했다. 가정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들롱이 상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러 단체는 상 수여를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회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2만5천여명이 서명하는 등 '미투' 물결은 여전히 거셌다.

이에 대해 프레모 위원장은 "우리는 그에게 노벨평화상을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배우로서의 그의 경력 때문에 명예 황금종려상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들롱은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내가 유일하게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내 배우 경력이다"며 "이 명예 황금종려상은 그러한 내 경력에 주는 것이라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배우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감독 압둘라티프 케시시의 새 영화인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고, 한국에서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김기덕 감독의 새 영화가 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일부 바이어에 공개된 사실을 놓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을 포함한 82명의 여성 영화인들이 레드카펫 위에서 성 평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성 평등을 위한 관련 서약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은 남성 4명, 여성 4명으로 동등한 남녀 비율로 구성되고 초청된 여성 감독도 두 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우먼 파워'의 약진을 보여줬다.

칸 영화제 측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공식 섹션에 작년 11명보다 많은 20명의 여성 감독이 초청됐다. 경쟁부문에는 작년보다 한 명 늘어난 네 명의 여성 감독이 포함됐다.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는 8명의 여성 감독이 이름을 올렸으며, 영화제 직원 974명 중 48%에 해당하는 468명이 여성이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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