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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온 몸에 멍’…상처만 남긴 '몸빵'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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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지정 여야 4당이 당초 합의했던 25일 넘겨/ 상처와 쓰레기만 남겨진 국회/ 곳곳에 전리품 격으로 단추와 빈 물병 나돌아

세계일보

동물국회라는 표현도 아까웠다. 그야말로 ‘짐승국회’였다.

25일부터 이어진 자유한국당의 ‘육탄방어전’은 26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결국 선거제 개편안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여야 4당이 당초 합의했던 25일을 넘겼다. 여야 4당은 이날 선거제 개편 등 법안들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필사적으로 회의 개최를 시도했지만 한국당의 강력한 저지에 막혀 한 발 물러섰다.

여야 4당과 한국당 및 바른정당계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국회 곳곳에서 충돌했다. 국회는 상처와 쓰레기만 남겼다. 대치가 얼마나 치열했으면 국회 곳곳에 전리품 격으로 단추와 빈 물병이 나돌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멍 투성이인 발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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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멍든 발. 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의원은 사진과 함께 “참담하다. 오늘 처참히 짓밟힌 것은 대한민국 국회의 권위와 국민의 자존심이었다”며 “못난 내 발 오늘 유난히 더 못났다. 참. 못났다”라는 글을 남겼다. 박홍근 의원은 멍든 팔 사진을 올렸다. 박 의원은 “두 시간쯤 자고 일어나서 살펴보니 몸 곳곳에 멍이 들어있다”며 “자신들이 주도해서 국회법의 신속안건처리 조항을 만들어놓고선 자기 밥그릇만큼을 지키려고 이제는 난동 수준의 폭력을 동원해서 그 법의 이행 절차를 막아서고 있다. 한국당, 참 뻔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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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멍든 팔. 박홍근 의원 페이스북 캡처


강병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회법에 따른 절차, 헌법에서 보장한 권리를 한국당이 힘으로 막고 있는 현장”이라며 “저들이 외치는 ‘헌법수호, 독재타도’라는 구호에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다. 자신들이 만든 선진화법도 어겨가며 이 사태를 초래한 한국당에게 함께 규탄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당 의원 및 보좌진·당직자 들은 몸으로 여야 4당 의원들의 회의실 진입을 막으며 “헌법수호, 독재타도”를 외쳤다. 2012년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주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구호를 외치는 것에 대해 강한 비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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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새벽 국회 곳곳에서 여야가 충돌한 장면. 연합뉴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패스트트랙 의안 접수와 회의 진행은 합법적인 의정활동”이라며 “그런데 지금도 한국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고 회의 방해를 위한 무력행사를 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명백한 중대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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