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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지인들이 회고한 故김홍일 "엄혹했던 시절, 우리들의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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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상처 고스란히 안고 계신 분"…"다 잊고 영면하소서"

뉴스1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19.4.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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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이우연 기자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지인들은 생전 김 전 의원을 두고 "엄혹했던 시절의 표상"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동지"로 기억했다.

이들은 고(故) 김 전 의원이 군부 독재정권 시절 고문을 받은 뒤 긴 고통 속에서 생을 마쳤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21일 김 전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는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문희상 의장은 김 전 의원의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엄혹했던 시절에 그는 늘 우리들의 표상이었다. 씩씩했고 늠름했다. 그런데 그 시절 고문후유증으로 몹쓸병에 걸려서 10여년을 말도 못하고 지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아버지인 김 전 대통령과 함께 군부독재세력에 저항하다가 1980년 당시 남산 중앙정보부에서 모진 고문을 받았다. 그 뒤 고문후유증으로 지난 1990년대 뇌 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이 발병했다.

조문객들은 김 전 의원을 평생에 걸쳐 괴롭힌 고문후유증에 대해 비통함을 토로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인 분께선 아버지를 돕는 차원을 넘어서 동지적 관계를 맺었다"며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에서 활동했을 때 김 전 의원은 굉장히 건강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김 전 의원을 향해) 건강을 챙기고 정신을 차리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며 "민주주의의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계신 분이라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동교동계 한화갑 전 의원은 "어떻게 보면 한 일생이 고통과 한의 연속이었다"며 "민주화를 위해 같이 투쟁했던 동지의 입장에서 살아있을 때 고통스러움을 다 잊고 편히 쉬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근식 전 의원도 "26년 간 고생하시다가 간 김홍일 전 의원이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표적 '동교동계(DJ계)' 인사인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의원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고문후유증으로 언어소통이 어려워 대통령님과 소통이 안되서 제게 알아보라는 대통령님 말씀에 (김 전 의원에게) 연락을 했다"며 "나도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해 '글로 써보내'라고 하자 '네'라고 하시던 김홍일 의원"이라고 회상했다.

박 의원은 "홍일아 미안해. 내가 좀더 친절하게 했었어야 했을 걸"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의원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전날(20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대중 대통령님은 장남 사랑이 지극했다. 특히 김홍일 의원께서 당신 때문에 고문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 하셨다"며 "김 의원! 다 잊고 용서하시고 영면하소서. 당신이 그립습니다"라고 했다.

전라남도 목포 출신의 김 전 의원은 지난 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과 민주당에서 각각 16대·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전날 향년 7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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