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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염-장 시리즈' 그 속에 담긴 지략 '신의 한 수'는? [SS PO 미디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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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 장정석 감독(왼쪽)와 SK 염경엽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몇 차전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손가락 4개를 펼쳐보이며 4차전을 예상하고 있다.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홈런에 기대기는 어렵다. 반박자 빠른 투수 교체와 기동력, 벤치 작전 등으로 떨어지는 득점력을 보완해야 한다. SK와 키움이 14일부터 맞붙는 2019 KBO리그 플레이오프(PO)가 이른바 ‘염·장시리즈’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SK 염경엽 감독이나 키움 장정석 감독은 대표적인 지장(智將)이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선수를 기용해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유형이다. 이들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1루측 특설무대에서 열린 PO 미디어데이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기싸움으로 혈투를 예고했다. SK 염 감독은 “준PO에서 장 감독이 보인 한 발 빠른 투수교체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상대 분석을 마쳤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러자 키움 장 감독은 “철두철미한 성향에 야구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분이라 염 감독께 매번 배우고 있다”고 응수했다. 칭찬으로 받아 넘길 수 있지만 서로를 훤히 꿰뚫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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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지난해 SK는 PO에서 만난 키움을 상대로 13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키움은 SK를 상대로 PO 5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데 그쳤다. 화력 대결에서 사실상 완패한 셈이다. 특히 김광현과 제이크 브리검이 사활을 걸고 마지막 혈투를 펼친 PO 5차전에서는 연장 10회말 터진 김강민과 한동민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승부가 갈렸다. 키움은 9회초 박병호가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 오는 역전 2점 홈런을 때려내고도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실패했다. 키움이 올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벌떼 마운드를 구축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장 감독은 “개막 출정식 때 팬들에 ‘지난해 아쉬움의 눈물을 기쁨의 눈물로 바꿔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장속에서 같은 팀과 PO를 하게 된 것은 지난해 아쉬움을 만회할 시간을 얻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1년 동안 설욕의 기회를 기다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반면 염 감독은 “(반발계수가 줄어든) 공인구의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말로 화력이 지난해만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SK는 강력한 마운드가 강점이었다. 3선발로 낙점된 헨리 소사의 활약 여부에 따라 PO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1, 2차전에서 1승 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하더라도 3차전 선발로 나설 소사가 제 몫을 해주면 KS 진출을 향한 8부 능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얘기다. 방망이가 아닌 강력한 마운드의 힘으로 승부할 계획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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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병호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1회초 2사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뒤 조재영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기동력의 야구라고는 해도 단기전이 주는 중압감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뛰기는 어렵다. 물론 키움 포수가 이지영이라는 점은 SK 역시 뛸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염 감독은 “기동력에 너무 신경을 쓰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선수 개개인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지에 대해 2주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스로 풀어갈 방법을 찾았다고 본다”며 연막작전을 펼쳤다. 장 감독 역시 “개인이 아닌 팀을 믿고 간다. 준PO에서 MVP는 박병호가 차지했지만, 두 번째 MVP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팀이라고 답했다. 선수단 전체가 가진 끈끈함을 무기로 SK와 제대로 붙어보겠다”고 다짐했다.

디펜딩챔피언 팀을 맡아 감독 복귀 첫 해 통합우승을 노리던 염 감독의 1차 구상은 이미 틀어졌다. PO에서 출혈을 최소화한 뒤 KS에 진출해 우승트로피를 탈환하는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 매인스폰서를 만나 첫 해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장 감독은 KS까지 진출해야 선수단 모두 조금 더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지략대결로 펼쳐질 ‘염·장시리즈’에 어떤 신의 한 수가 숨어있을지, 첫 대결이 펼쳐지는 문학구장으로 야구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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