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정부-유엔사, '비군사적 목적 DMZ 출입' 보완문제 협의 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엔사, DMZ 출입절차 미준수·대북제재 위반여부 거론"

연합뉴스

경의선 통문 통과하는 남북철도 현지공동조사단
(파주=연합뉴스) 2018년 11월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 내 경의선 철도 통문 안으로 남북철도 현지공동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들어가고 있다. 2018.11.30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효정 기자 = 정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유엔사의 비군사적 목적의 비무장지대(DMZ) 출입 허가권한 보완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엔사가 비군사적 남북교류와 관련한 분야까지 DMZ 출입 허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정전협정 규정이나 법적 근거가 미약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유엔군사령부 측과 고위급 및 실무급 채널을 가동해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과 관련한 유엔사의 허가 권한 보완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고위급으로는 국방부 정석환 국방정책실장과 유엔사 부사령관인 스튜어트 마이어 호주 해군 중장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급은 대령급 장교와 정부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군사적 분야를 제외한 비군사적 성질에 관한 사안에 대해서는 유엔사의 DMZ 출입 승인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유엔사 측에 수차례 전달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비군사적 성격의 DMZ 출입에 관련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이런 입장에 대해 유엔사 측은 일단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협의에 진통이 예상된다.

유엔사 측은 DMZ 출입과 관련해 한국이 관련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을 때가 많고, 대북 반입 신청 물품 중에 대북제재에 저촉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유엔사 관계자들은 DMZ 출입과 관련해 며칠 전까지 신청을 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데도 한국 측에서 촉박한 일정을 들이밀고 있다는 불만스러운 이야기를 한다"면서 "특히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위반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유엔으로부터 받아오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유엔사의 입장이 상충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한 협의가 단기간에 끝날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답변하는 김연철 장관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21 toadboy@yna.co.kr



김연철 장관도 전날 국감에서 "그동안 DMZ 출입 문제, MDL 통과 문제에 관련해 (정부와 유엔사 간) 의견 차이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의견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정전협정상 조항을 보면 이 허가권은 군사적 성질에 속한 것으로 한정돼 있다"며 "비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환경조사, 문화재 조사, 감시초소(GP) 방문 등에 대한 허가권의 법적 근거가 조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국감에서 유엔사가 DMZ 출입에 문제로 삼은 사례로 ▲ 작년 8월 21일 개성~문산간 경의선 철도 남북 공동조사 ▲ 지난 6월 9일 강원도민일보의 강원도 고성군 원형 보존 GP 출입 ▲ 대북 타미플루 지원 차량 통행 문제 등이 거론됐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와 대북 타미플루 지원 차량 문제는 유엔의 대북제재와 관련된 사안으로 해석되면서 유엔사가 제동을 걸었다.

철도 공동조사는 한 차례 연기 끝에 이행됐지만, 대북 타미플루 지원사업은 결국 이뤄지지 못한 채 북한이 남북교류에 대한 남한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계속 유지되고, 유엔사가 '군사적-비군사적'으로 나눠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DMZ 출입 미승인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고 남북관계를 풀어가는데도 어려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three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