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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구 목욕탕 화재 이재민 130여명, 기약 없는 피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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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대구 중구 포정동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이틀째인 20일 피해주민이 주거공간을 옮기기 위해 침구류 등 간단한 짐을 꾸려 나오고 있다. 2019.2.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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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포정동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이틀째인 20일 피해주민이 주거공간을 옮기기 위해 침구류 등 간단한 짐을 꾸려 나오고 있다. 2019.2.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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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뉴스1) 남승렬 기자 = 대구 대보목욕탕 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책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주거지에서 내몰린 아파트 주민들은 언제 끝날지 모를 '피난 생활'에 벌써부터 지쳐가고 있다.

화재 발생 이틀째인 20일 오후 현장 인근의 임시 거처인 천주교대안교회(대안성당)에서 만난 60대 여성 김모씨는 "하룻밤은 여기서 지냈지만 언제까지 머물러야 할지 막막하다. 집에 가고 싶어도 수도와 전기가 끊겨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오후 불난 목욕탕 윗층의 아파트에 잠시 들러 옷 몇벌과 생필품 등을 챙겨오는 이재민도 보였다.

한 주민은 "불이 난 현장을 이제서야 제대로 쳐다봤다"며 "삶의 터전이 순식간에 폐허가 된 것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임시 거처에 머물 수 밖에 없다"며 "구청이나 자원봉사자들이 이것저것 도와줘 고맙기는 하지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재민이 발생한 대보아파트 5~7층 주민 대표 박무웅씨는 "화재로 전기 배전시설이 녹거나 훼손돼 거의 모든 가구의 전기가 끊긴 상황"이라며 "구청 등을 통해 한전 측에 조속한 복구를 요청했지만 건물 긴급안전진단이 진행 중이어서 시일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화재 발생 첫날 아파트 주민들이 친척집이나 숙박시설 등지로 흩어져 보냈지만, 오늘밤부터 임시 거처에서의 본격적인 대피생활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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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포정동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이틀째인 20일 이재민들이 아파트 인근 천주교 대안성당에서 대한적십자 대구지사에서 마련한 재난구호급식으로 점심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2019.2.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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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포정동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이틀째인 20일 중구청·한국전력·대성가스·구조기술사·시공기술사로 구성된 시설점검반이 긴급 건물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019.2.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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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들은 현재 화재현장 근처에 있는 서성로 대안성당 3층 회의실, 향촌동 수제화골목 수제화센터 2층 등에 흩어져 지내고 있다.

구청 측은 실질적인 이재민 수가 130~14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중구 관계자는 "임시 거처 외에 친인척집이나 숙박시설에 머무는 주민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언제 갑자기 임시 거처로 올지 몰라 6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서문로교회 선교교육관을 예비 거처로 확보한 상태"라고 했다.

중구는 주거지 복구 등이 끝날 때까지 유가족과 피해 주민에 대한 심리치료, 구호기금 및 생계비 지원을 위한 법률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임시 거처와 화재 현장 인근에 현장통합지원본부를 꾸려 이재민들의 의료 지원 등에 나서고, 치료 중인 중상자 2명과 입원자 32명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한편 화재 건물에 대한 두차례의 긴급안전진단에서 해당 건물의 중대한 구조적 결함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 관계자는 "이틀간 전문가를 불러 육안 점검과 구조·시공 분야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건축물 기둥과 슬래브의 콘크리트 피복 두께가 양호하며 건물 붕괴나 균열 등 큰 결함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전 7시11분쯤 대구 중구 포정동 7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의 4층 목욕탕에서 불이 나 남탕 탈의실에 있던 이모씨(64·경북 포항시)와 박모씨(74·대구 중구)가 숨지고 하모씨(76·여) 등 80여명이 부상했다.

또 전신 2도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던 김모씨(71)가 20일 오전 숨져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20일 현재 사망 3명, 중상 2명, 경상 86명으로 집계됐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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