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 첫날인 2017년 1월 21일 열린 제1회 여성 행진의 미국 워싱턴 DC 참가자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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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 선서 하루 뒤인 2017년 1월 21일 토요일 오전 10시, 단일 항의 집회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여성 행진’이 워싱턴 DC 등 미국 408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참가자는 워싱턴 DC 47만명을 포함, 327만~524만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총 인구의 1~1.6%에 달하는 숫자였다. 미국 외 세계 81개국 168개 도시에서, 심지어 남극에서도, ‘여성 행진’의 이름으로 같은 테마의 행사가 함께 열렸다.
테마는, 행사 주최 측이 밝힌 바 “여성의 권리 및 인간의 권리(Women Right and Human Right)” 회복이었다. 하지만 그건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부터, 노예해방 운동, 60년대 시민권 운동과 페미니즘 2세대 물결, 인디언 권리 운동, 21세기 신자유주의 반대 및 경제 정의를 위한 월가 점거 시위, 스톤월 항쟁에서부터 이어져 온 성소수자 인권 운동, 기후위기 규제를 포함한 환경 운동까지, 가히 진보적 이념과 지향의 일부 혹은 전부를 지지하는 모든 진영이 총궐기한 행사였다. 새 대통령 트럼프는 저 모든 가치 및 지향의 반대편 극단을 향해 서 있는 존재였다. 적어도 그런 우려를 하게 한 존재였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다음 날인 2016년 11월 9일, 대선 기간 트럼프의 여성 혐오 발언 등에 화가 나 있던 인디애나주 출신 하와이의 변호사 테레사 슈크(Teresa Shook, 1950~)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워싱턴 행진을 제안하는 글을 썼다. 나중에 반유대주의 등 시비로 전면에서 물러난 뉴욕의 패션 디자이너 겸 페미니스트 밥 블랜드(Bob Bland, 1982~)가 같은 취지의 행사를 제안하는 글을 SNS에 썼다. 유사한 제안과 동의가 빗발쳤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스칼렛 요한슨, 안젤라 데이비스, 마이클 무어 등 명사들이 행사 당일 연단에 섰고, 비욘세,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이 연대와 지지 성명을 발표했으며, 당연히 다수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그들과 연대했다.
주최 측은 행사 후 의회 편지 쓰기 등을 권하는 ‘100일간의 10가지 실천’ 캠페인을 전개했다. 여성행진은 2018년과 19년, 2020년 1월 18일에도 열렸다. 트럼프 진영은 대선 기간 내내 반복됐던 ‘반 트럼프 캠페인의 일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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