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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로봇이 온다

[라이프 트렌드&] 난치성 질환 췌장암·담낭암·비뇨기암 등 로봇수술 2000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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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세계적 수준 의료진 포진

희귀암·난치질환 수술 비중 높아

최신 기종 '다빈치 Xi' 도입 예정

국내 로봇수술 선도하는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

중앙일보

분당차병원 로봇수술팀 박동수(왼쪽) 교수와 최성훈 교수가 비뇨기암·췌담도암 동시 절제 로봇수술 기법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분당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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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가 국내 로봇수술 발전을 선도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로봇수술 2000례를 돌파했다. 분당차병원은 수술이 어렵거나 난치성으로 알려진 췌장암을 비롯해 담낭암, 비뇨기암, 난치성 부인암 등 중증질환의 난도 높은 수술은 물론 난치 질환의 치료에 최신 로봇수술법을 개발·적용하고 있으며, 세계 수준의 로봇수술 의료진이 각 진료 분야를 대표하고 있다. 또 다학제 통합진료를 통해 여러 진료과 전문의사들이 수술의 적응증을 정하고 수술 전 병의 범위 및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토대로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A(81)씨는 배뇨장애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전립선암을 발견했다. 비뇨의학과 박동수 교수팀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정상보다 10배 이상 커진 전립선에서 발견된 암을 복부에 다빈치 로봇으로 작은 구멍을 뚫어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환자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회복돼 수술 다음날 퇴원해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난도 높은 암 로봇수술에 높은 성공률



박동수 교수는 “비뇨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등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음으로써 한 명의 의사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암 로봇수술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 최초로 전립선암 치료에 방사성동위원소를 15% 줄여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과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줄인 브라키테라피(brachytherapy) 수술법을 개발했고, 2007년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에 브라키테라피 수술을 도입해 현재까지 700여 명의 환자에게 시행함으로써 국내 최다 수술 건수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13년 11월 로봇수술기기를 도입했으며, 2014년 비뇨의학과 박동수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전립선암과 담낭암 동시 절제에 성공했다. 이후 신장암·담낭암 등의 중복암 로봇수술을 성공했고, 같은 해 외과 최성훈 교수팀은 세계 최초 간절제술을 요하는 담관낭종의 로봇수술에 성공했다.

2015년에는 국내 최초로 하나의 구멍을 뚫는 단일공 수술로 자궁과 담낭 동시 절제에 성공해 단일공 로봇수술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17년에는 세계 최초로 십이지장 팽대부 종양 환자의 췌장 보존을 위한 새로운 로봇 팽대부 절제술을 개발하고, 단일 기관 최다 십이지장 종양 로봇수술 경험을 세계학회에 보고해 주목받았다.

또 2018년 최고난도 수술인 미만성담도암의 간-췌십이지장 동시 절제술의 로봇수술에 성공하고, 지난해 췌장암·담도암의 췌십이지장절제술(휘플수술)을 100% 복강경과 로봇수술로 시행하면서 한국 로봇수술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부인과(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비뇨의학과(전립선암,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비대증), 외과(간담도·췌장 질환, 위암,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등 두경부암) 등 중증질환 중심으로 난도 높은 암과 희귀 난치질환의 로봇수술 비중이 높은 것이 큰 장점이다.



로봇수술의 새로운 치료 프로토콜 제시



B(76)씨는 황달로 췌장암을 진단받고 여러 병원을 거쳐 췌담도암 다학제 진료시스템이 잘돼 있는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를 찾았다. 췌장 머리 부분에 4cm 크기 암으로 다학제 진료를 통해 항암화학요법으로 혈관 주변의 종양을 줄이고, 미세전이의 치료를 결정했다. 항암치료 후 2.2cm로 크기가 줄어 주요 혈관 주변이 깨끗해진 것을 확인하고, 로봇을 이용한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했다. 이 환자는 한 달 후 추가 보조항암치료를 마치고 2년 동안 재발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최성훈 로봇수술센터장은 “췌장암과 담도암 같은 난치암의 경우 기존 방식대로 수술하고 보조항암치료를 하는 식으로는 생존율 향상이 높지 않다”며 "이런 난치성 질환은 관련된 전문가가 모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환자의 건강과 나이, 환자를 지지해줄 생활환경, 병의 진행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개인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순차적인 치료과정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로봇수술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적은 통증과 빠른 회복을 도모해 긴 여정에서 수술로 인한 주춤거림이 없게 하는 것이 외과의사의 사명이다”고 말했다.

분당차병원은 단일 기관 세계 최다 십이지장 종양 췌장보존 로봇수술을 세계 학회에 보고했을 뿐 아니라 세계 최초 로봇을 이용한 간·췌두십이지장 동시 절제, 국내 최초 전립선암과 담낭암 동시 절제 수술 등을 선보이며 로봇수술의 새로운 치료 프로토콜을 제시하고 있다.

오는 31일에는 최신 기종의 다빈치 Xi시스템 로봇수술기기를 도입해 더욱 다양한 질환의 로봇수술과 진료·연구·교육 등에 집중해 세계적인 로봇수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중앙일보디자인=김승수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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