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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심신미약 주장한 이서원 측 “물고기가 나를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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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동료 여성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서원이 12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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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여성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그의 친구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이서원(21)씨가 범죄사실을 대체로 인정하지만,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강조했다.

12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정혜원 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기일에 이씨는 흰 셔츠 차림으로 변호인들과 함께 출석했다.

이씨는 지난 4월 8일 여성 연예인 A씨의 집에서 A씨에게 입을 맞추는 등 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불구속 기소됐다. A씨가 추행 피해 직후 친구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와달라고 했고, 이씨는 B씨가 도착해 자신을 깨우자 주방 흉기를 B씨 목에 들이대며 협박한 혐의(특수협박)도 받는다.

이씨 측 변호인은 “객관적인 범죄사실은 인정한다. 변명할 수 없고,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빈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피해자들 일부 주장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양형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이씨 측은 “피해자들 진술로 보더라도 피고인은 당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고, 전혀 기억도 없다. ‘나를 물고기가 공격한다. 남쪽으로 도망가라’는 이상한 말을 하기도 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제공한 술을 마시고 잠을 자는 상태였다. 이런 사람이 강제 추행을 하겠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잠을 자다 깬 후 싸움이 났다. 이후엔 피해자의 진술밖에 없다”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참작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또 취재진에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DNA가 나왔기 때문에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며 “피해자의 얼굴에는 상처가 없다. 이씨 얼굴에는 피해자가 낸 상처가 있다. 사건을 냉철하게 봐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평소 이씨는 문란한 행동을 하는 친구가 아니다. 예의 바르고 똑똑한 친구”라며 “전체적으로 기억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밝힌 이씨는 재판 이후 “진실하게 임했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음 재판 기일은 9월 6일 오후 5시로 정해졌다.

이씨는 ‘병원선’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이번 사건으로 KBS2 ‘뮤직뱅크’ MC와 출연 예정이었던 tvN 드라마 ‘어바웃타임’에서 하차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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