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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462일의 약속’…세월호 희생자 눈물의 진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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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영정 258위 합동분향소서 영결·추도식장으로 옮겨져

따스한 봄 햇살 속으로 나온 영정 앞 유족 곳곳 오열

영정 보던 엄마 “기다려줘~ 꼭 꿈에도 찾아오고”

합동 영결·추도식 행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려

일부 유족과 시민 “문 대통령 불참 서운하고 섭섭”



“아이고 내 새끼…이제야 떠나는구나, 엄마가 갈 때까지 기다려줘~ 꼭 꿈에도 찾아와주고…”

4년 그날처럼 화창한 봄날이었지만, 엄마 아빠의 절규와 눈물에 따스한 봄 햇살은 맥을 추지 못했다. 참혹했던 그 날로부터 1462일째가 되는 날, 별이 된 아이들은 바람이 되어 엄마 아빠의 눈물을 닦아줬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9시30분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진혼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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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 오전 경기 안산 초지동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 영정과 위패가 오후에 있을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을 앞두고 분향소 앞으로 이운되고 있다. 안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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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가운데 종교의식을 마친 뒤 4년 동안 분향소에서 햇볕을 그리던 아이들의 영정사진과 위패가 영결식장으로 옮겨지면서 유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단정한 교복을 입은 아들의 영정사진 앞에 선 한 어머니는 "지켜주지 못한 너를 어떻게 마주 하겠느냐"며 주저앉았다. 또 다른 유족은 생때같은 자식의 영정이 식장으로 옮기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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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 오전 경기 안산 초지동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 영정과 위패가 오후에 있을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을 앞두고 분향소 앞으로 이운되기 전 종교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안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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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엄수된 진혼식에는 유족과 종교단체 관계자 등 수십 명이 참석했다. 진혼식은 불교, 천주교, 원불교, 기독교 순서의 종교의식으로 시작됐다.

집례를 맡은 각 종교단체 관계자들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안전한 국가 건설을 이뤄내겠다”고 희생자들에게 약속했다. 종교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상복을 입고 세 줄로 정렬한 유족 30여 명은 경건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진혼 전수자 20여 명은 제단 정면에 상을 차려 놓고, 고인들의 넋을 달래는 노래와 음악을 이어갔다. 동시에 장례지도사 40명은 차례로 제단에 올라 희생자 영정과 위패를 옮기는 ‘이운식’을 엄수했다.

이날 이운식은 고 황민우, 고 김주은을 시작으로 합동분향소에 안치됐던 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영정과 위패 258위가 차례로 따스한 봄 햇살 아래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11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엄수된 진혼식을 지켜보던 많은 시민은 아이들의 영정이 옮겨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며 ‘잊지 않을 게’를 되뇌고 또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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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에서 4·16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을 앞두고 진혼식이 거행되는 가운데 희생자의 영정사진과 위패가 이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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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부 유족과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영결·추도식에 참석할 것을 예상했으나, 이날 오전까지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운하고 섭섭한 감정을 추스리지 못했다. 진혼식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노력이 도화선이 된 촛불정권이 정작 아이들의 마지막길을 외면하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에게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추모 본 행사인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은 오후 3시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열린다. 글·사진 김기성 이정하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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