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코인리뷰]김병건 BXA회장의 'BXA토큰'…기대와 우려 '교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편집자주]뉴스1의 암호화폐 평가플랫폼 <크립토허브>는 관련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암호화폐를 [코인리뷰]를 통해 집중조명하고 있다. 개발자와 백서에 담긴 내용 그리고 공개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평가의견을 듣고 취합한 내용을 기사화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송화연 기자,박병진 인턴기자 =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의 최대주주 김병건 BK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 디지털 금융 서비스 회사 BXA를 설립하고, 암호화폐 'BXA토큰'을 발행했다. BXA토큰을 발행한 BXA는 김 회장과 블록체인 개발사 '원루트'의 토니 선 회장이 공동으로 대표를 맡고 있다.

BXA는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이 토큰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빗썸 회원은 암호화폐를 원화나 달러 등 법정화폐 대신 BXA토큰으로 사고팔 수 있게 된다. 회원 입장에선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들은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0억개 발행…2Q 메인넷 출시

BXA토큰은 이더리움(ERC-20) 기반으로 총 200억개가 싱가포르에서 발행됐다. BXA는 올 2분기 자체 메인넷을 출시해 이더리움 기반에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추가발행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백서에 따르면 총 200억개의 BXA토큰 가운데 싱가포르 투자업체인 '오렌지블록'에서 위탁판매한 프라이빗 세일 물량이 전체의 약 15%를 차지한다. 초기투자자 및 전략파트너가 35%, 빗썸을 포함한 암호화폐 협력 거래사이트가 10%를 보유하고 있다. BXA의 자체보관 물량은 20%고, 나머지 20%는 마케팅 등의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오렌지블록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세일을 진행했다. 이 물량은 10개월의 보호예수 기간을 적용했다. 이더리움 통계사이트 이더스캔에 따르면 현재까지 BXA토큰 보유자는 총 300여명으로, 대부분 해외 기관투자자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거래사이트와 제휴

BXA는 오렌지블록 위탁판매와 초기투자자 및 전략파트너를 통해 100억개의 BXA토큰을 판매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는 기관투자자들의 구입 가격은 1개당 100원을 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XA토큰 유통을 주도하게 될 곳은 빗썸이지만, BXA 고위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안으로 중국계 '비트맥스(BitMax)'를 포함한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6곳에 먼저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2월에는 6곳 이외 빗썸을 비롯한 다른 거래사이트에 상장될 예정이다. BXA는 협력 거래사이트 몫으로 BXA토큰 20억개를 할당했다.

해외 거래사이트에서 BXA토큰으로 거래할 수 있으니 회원 입장에서는 효용가치가 큰 편이다. BXA는 한국·싱가포르·캐나다 등 12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암호화폐 장외거래(OTC)를 비롯한 금융서비스에도 나설 계획이다.

◇실행계획 허술한데 '다단계' 루머까지

백서에는 BXA토큰을 활용하면 3~8%에 이르는 결제 수수료를 1%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고 돼 있다. 페이팔·웨스턴 유니온·비자·마스터카드 등 기존의 전자결제서비스 업체명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원이 수수료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도록 BXA토큰으로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을 직접 출시한다거나 기존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와 연계를 추진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없어 실행력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BXA토큰을 둘러싼 다단계 루머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BXA는 싱가포르에서만 토큰을 판매했다고 밝혔지만 다단계 루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한 다단계 업체는 "구체적인 구입경로를 공개하겠다"며 폭로할 태세여서 투자자 입장에선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린다. 만약 다단계 시장으로 BXA토큰이 흘러 들어갔다면 가격거품 외에도 도덕성 논란에 휘말릴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BXA토큰은 철저하게 소수 투자자 중심으로 판매됐고, 제휴사나 투자자, 협력 거래사이트 명단 등도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은 BXA토큰이 거래되기 시작하면 풀릴 것으로 보인다.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 "발행의도?…글쎄"

BXA토큰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크립토허브 전문가들도 적지않다. 한 전문가는 "비트코인으로 빗썸뿐 아니라 바이낸스나 업비트에서도 암호화폐를 이미 살 수 있는데 굳이 BXA토큰을 통용하려는 것은 일종의 백화점상품권같은 의미"라며 "토큰발행의 특별한 목적이나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맥락과 명분은 훌륭하지만 거래사이트 상장요건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기술을 공개하지 않은 BXA토큰이 주요 거래사이트에 바로 상장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 기술전문가는 "ERC-20의 제네시스 코인을 만들어 해외 IEO를 통해 자금 조달하겠다는 의도인 듯하다"면서 "메인넷을 올린 다음에 상장 얘기를 언급해야 순서인 것같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 거래사이트들이 ERC-20가 아닌 BXA의 메인넷 코인을 기술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한 투자전문가는 "거래사이트 기축코인은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 "BXA토큰은 개발 및 유통과정이 명확하지 않고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를 인수한 사람이 발행까지 한 경우여서 우려스럽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pbj@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