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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문 대통령 "계획이 뭐예요"…김 여사 "짜파구리, 저도 계획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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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짜파구리 한번 안먹고 시나리오 썼는데…먹어보니 맛있다"

문 대통령, 기생충팀에 대통령집무실 안내…녹지원 배웅도

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등과 오찬 전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2.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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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일 영화 '기생충'팀 관계자들과의 오찬에서 향후 계획과 짜파구리, 장소 섭외 등 영화와 관련해 허심탄회한 뒷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배우들에게 "다음 계획이 뭐예요"라고 물었고, 배우 최우식씨는 "일 열심히 하고 지낼 것 같다", 배우 조여정씨는 "저는 조금 쉬겠다",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 주연의) '비상선언'이라는 영화도 다음 달 개봉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배우 이정은씨는 "(영화 속 배역 때문에) 굉장히 이상한 분이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배우 정현준군은 "연기가 중요해서, 학교를 열심히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소담씨는 "곧 새로운 영화와 드라마를 한다", 배우 정지소씨는 "기생충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기생충에 인상적인 장면이 많은데, 그런 장소는 미리 기억해두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봉 감독은 "장소 헌팅팀을 조직한다. 시나리오에 있을 법한 장소를 샅샅이 훑는다"라며 "(장소 헌팅팀이) 자하문터널을 찍어왔는데 느낌이 좋았다. (후보군에) 자하문터널, 아현동, 후암동 굴다리, 창신동 등이 있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배우 송강호씨에게 "출연작 중 나는 제일 좋았던 게 무명시절의 '넘버3' 건달역할이다"라며 "정말 연기가 굉장했다. 크게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을 받았다. 그런데 경력에는 잘 안 나오더라"라고 말을 건넸다.

이에 송씨는 "전혀 보지 못했던 연기를 하니 특이한 배우, 이상한 배우가 나타났다고 화제는 되긴 했다"라며 "한 20년이 넘다 보니 '넘버3'라는 영화를 알 만한 사람은 아는데 젊은이들은 잘 모른다"며 웃었다.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기생충'의 흥행수익과 관련해 "수입정산은 올해 말이나 내년쯤 나올 예정"이라며 "지금은 기대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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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아카데미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및 출연진을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2.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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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나누던 중 김 여사가 준비한 '짜파구리'가 등장했다. 김 여사는 "저도 계획이 있었다. 제가 어제 오후 내내 조합을 한 짜파구리"라며 "상인들을 위할 겸 작정하고 대파를 구입했고 이연복 셰프에게 어떻게 연결할지 들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소고기 안심은 너무 느끼할 것 같으니 돼지고기 목심을 썼다. 그리고 대파다"라며 "저의 계획은 대파였다. '대파 짜파구리'다"라고 말했고, 봉 감독은 "사실 짜파구리 한 번도 안 먹어보고 시나리오를 썼다"라며 "맛있다"고 답했다.

오찬에서 봉 감독은 "저는 시나리오를 쓰는 속도가 느리다"라고 깜짝 고백했다. 봉 감독은 "'왕의 남자'를 만든 이준익 감독님은 1년에 1개씩 쓰시는데, 저는 속도가 느리다. 그런데 이창동 감독님보다는 조금 빠르다"고 밝혔다.

이어 봉 감독은 "이창동 감독님은 혼자 썼다가 혼자 없애버려서 아무도 시나리오를 본 사람이 없다"라며 "저는 다 보고 싶다. 한 줄 한 줄이 예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공이 도자기 가마에서 굽다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깨버리지 않나"라며 "우리가 보기엔, 그분이 폐기한 시나리오를 우리가 가져다 찍으면 엄청난 작품일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송강호씨는 봉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마지막 장면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송씨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 장면은 봉 감독이 범인이 극장에 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계획한 장면이다.

송씨는 "라스트신은 사실 촬영 초반에 찍은 것이었다. 벼 수확 때문"이라며 "나머지 촬영을 상상하면서 찍어야 했다. 세 가지 버전을 준비했다. 연기를 세 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찬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기생충팀'을 본관의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로 안내했다.

문 대통령은 배우 정현준군에게 "대통령 책상에 앉아봐라"라고 제안했고, 정군이 선뜻 의자에 앉자 봉 감독과 배우진은 아빠·엄마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기생충팀'은 집무실에서 단체사진을 찍었고, 문 대통령과 독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본관에서 녹지원 앞 다리까지 산책하며 이들을 배웅했다.

한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체부가 자체 분석한 기생충의 경제 효과가 1조4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국가이미지 제고, 광고, 수출 등까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따져보니 대략 2조원 정도"라고 밝혔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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