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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0㎞ 상공에서 떨어지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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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때의 베스나 블로비치와 당시 폭발로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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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사람이 10㎞ 상공에서 떨어지면 살 수 있을까요? 고작 4~5m 높이의 2층에서 떨어져도 사망할 수 있고, 길을 가다 넘어져도 사망할 수 있는데 까마득한 하늘에서 떨어져서 생존한다는 것은 과학적·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그런 일을 겪고도 살아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세르비아(구 유고슬라비아)의 JAT유고슬라비아 항공(JAT Airways)의 객실승무원이었던 베스나 블로비치입니다.


1972년 1월26일 당시 22세였던 그녀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출발해 구 유고슬라비아의 베오그라드로 가던 JAT유고슬라브항공 소속 367편 DC-9 항공기의 객실승무원으로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항공기가 3만3333피트(1만160m)의 고도에서 동독 헴스도르프 상공을 비행할 때 갑자기 폭발했고, 기체는 두동강이 나면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산악지역에 추락했습니다. 당시 항공기에는 승무원 5명을 포함해 총 27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이 사고로 살아남은 사람은 그녀가 유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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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상공에서 떨어져 살아남은 베스나 블로비치가 탑승했던 항공기와 동일 기종인 항공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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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테러로 전방 화물칸에 탑재돼 있던 수제폭탄이 폭발한 것인데, 폭발 당시 그녀는 항공기 객실 뒤쪽에서 기내식 서비스를 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폭발과 함께 그녀는 기내식 카트와 함께 항공기 객실 가장 뒷부분에 처박혀 추락했지만 눈 쌓인 산악지역의 경사면에 미끄러지듯 떨어지면서 충격이 완화된 것입니다.


사고 직후 인근의 벌목 인부에 의해 발견된 그녀는 두개골·골반·척추·두 다리·갈비뼈 등 신체의 대부분이 골절되고, 하반신도 마비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10일간 혼수상태를 거쳐 1개월간 의식불명 상태에서 겨우 깨어났지만 정성적인 생활은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오랜 시간 재활을 위해 노력한 끝에 신체가 정상에 가깝게 회복돼 직장으로 복귀합니다. 그녀는 사고 이전처럼 승무원으로 복귀하길 원했지만 JAT는 정상적인 비행근무가 어렵다고 판단해 지상 근무자로 복귀시킵니다.


1985년 그녀는 낙하산 없이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살아남은 기록으로 기네스북(Guinness World Records)에 등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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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생환후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베스나 블로비치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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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처럼 10㎞ 상공은 아니지만 하늘에서 추락한 항공기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더 있습니다. 17세(당시 나이)의 독일 소녀 줄리안 케프케는 1971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페루의 고도 1만피트 상공에서 열대 우림으로 추락한 항공기에서 탑승자 97명중 유일하게 생존했습니다.


2006년 6월에는 인도양에 추락한 예멘 여객기에서 14세의 소녀 바히아 바카리가 탑승자 152명 중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그녀는 추락 당시 바다 속으로 튕겨났고, 비행기 잔해를 붙들고 13시간 동안 표류하다 구조됐습니다.


2010년 5월12일 리비아의 트리폴리 공항에 착륙하다 추락한 항공기에서도 네덜란드 소년 루벤 반 아쉬가 104명중 유일한 생존자가 됩니다. 이들의 생존은 기적입니다. 전생에 최소한 추락할 뻔한 항공기를 구하지 않았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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