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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Car&Fun] '혼다 파일럿' 안락한 승차감 속 SUV 본연의 힘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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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파일럿'으로 포천 가는 길

거친 노면 달려도 잔충격 적어

패밀리카 '대형 SUV' 표준 제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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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진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제대로 성능을 내는 모습을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평일 포천 가는 길을 소개한다. 목적지는 포천의 계류리를 찍고 지도 어플리케이션에 무료도로를 선택해라. 서울 도심에서 약 70㎞. 울퉁불퉁한 국도와 산길 곡선구선 구간(와인딩) 운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30분 빨리 가려면 의정부를 지나는 고속도로를 타면 민락 IC 인근에서 빠져나오면 비슷한 도로가 펼쳐진다.

이 구간을 혼다가 미국에서 180만대 이상 판매한 베스트셀링 SUV ‘파일럿’과 함께 달려봤다. 국내 시장에서 포드 익스플로러가 일으킨 대형 SUV 돌풍을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이어받아 불을 더 키우고 있다. 혼다 파일럿은 사실 시장에서 받은 평판만 보면 이 대열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해도 된다. 2015년 나온 3세대까지 가장 유명한 대형 SUV(현지 미드 SUV)로 이름을 날리고 있어서다.

주행성능부터 소개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2톤이 넘는 무게를 3.5ℓ 직분사 가솔린엔진, 최고 출력 284마력, 36.2㎏.m로 끈다. 출력만 보면 수입차 중형 세단 수준이다. 하지만 달려 보면 다르다. 평일 빈 도로 위에서 엑셀을 세게 누르니 엔진회전수가 6,000 rpm 이상 오르며 변속하는데 놀라운 고속주행 안전성을 보인다. 특히 곡선구간에서 차 길이가 5,005㎜, 폭이 1,995㎜, 높이가 1,795㎜에 달하는 차를 잘 잡고 지나간다. 이 차를 스포츠 주행을 안 하는 대형 SUV로 생각한다면, 무게로 누르는 듯 도로를 빨아들이며 나가는 주행감에서 불만을 찾을 수 없다.

더 놀란 점은 포천 중에서도 더 안쪽으로 가는 불규칙한 도로를 걸러내는 파일럿의 능력이다. 저속에서 핸들을 좌우로 웬만큼 흔들어도 차의 앞머리가 돌지 않는다. 굼뜨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직진주행성과 거친 노면을 만날 때 실력이 발휘된다. 지면이 주는 잔충격이 핸들로 전달되지 않아 손쉬운 운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부드러운 엔진 회전 질감과 변속, 푹신하면서도 출렁이지 않게 서스펜션과 댐퍼가 세팅돼있다. 웬만한 나쁜 일이 노면에서 일어나지만 차의 시트 밑에서 다 걸러지는 느낌이다. 특히 노면의 충격이 허리와 엉덩이를 때리지 않는다. 무른 서스펜션 세팅으로 높은 파도를 만난 배처럼 넘실거리며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구렁이가 지나가듯 노면에 붙어서 흐르듯이 달린다. 3열까지 성인 남자가 앉을 수 있는 파일럿은 승차감이 보장돼있다.

오프로드 능력도 훌륭하다. 계류리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에 족히 깊이 20㎝는 될 법한 웅덩이와 진창에 파일럿을 집어넣었다. 지능형지형관리시스템(ITM)을 진흙(Mud)에 놓고 달렸다. 4륜 시스템(AWD)이 후륜에 50%가량 힘을 보내며 차를 밀어 올리며 전혀 어려움 없이 진창을 헤집는다. 진흙에 가까운 모래가 30㎝는 쌓인 비포장길에도 샌드(Sand) 모드로 휘저었다. 약간의 유격을 허용한 스티어링 휠과 노면을 거르는 능력이 오프로드에서도 장점으로 발휘된다. 밑은 거칠지만 스티어링 조작은 힘들지 않다.

불만이라면 다소 밋밋하면서도 연식이 돼 보이는 실내 디자인이다. 헤비급 덩치에 비해 작은 실내 디스플레이(8인치)도 아쉽다. 밤에는 조작버튼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어둠 속에서 퍼즐을 맞추듯 기능을 실행해야 한다. 너무 확대된 사이드미러는 차선 변경을 방해한다. 뒤차와 옆 차로의 차가 너무 크게 보여 차로를 변경할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유격이 있는 스티어링휠이 이 상황에서는 약점이다. 머리가 빠르게 돌지 않아 차선을 변경할 시점을 놓치기 때문이다. 부분자율주행기능은 차로 중앙을 잘 지키며 달린다. 다만 왼쪽 곡선길을 달릴 때는 안쪽 차선으로 반복적으로 몰리는 현상이 반복되기도 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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