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를 대표하는 오프로더 랭글러가 11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쳐 돌아왔다. 지프 전통을 계승한 매력적 디자인에 온·오프로드 주행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75가지에 달하는 첨단 사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지프 올 뉴 랭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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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변신한 올 뉴 랭글러를 체험하기 위해 강원 평창을 찾았다. 지프는 흥정산과 흥정 계곡 일대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온로드 구간과 업 힐(Up Hill), 락 크롤링(Rock-Crawling)으로 구성한 오프로드 구간을 마련해 올 뉴 랭글러의 달라진 성능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은 기존 CJ 모델 전통을 계승하면서 한결 현대적 모습으로 진화했다. 지프를 상징하는 7-슬롯 그릴과 키스톤 모양 그릴 윗부분, 아이코닉한 원형 헤드램프, 사각 테일램프 등 지프 고유의 디자인 요소를 세련되게 다듬었다. 손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지붕은 개방감을 더한다. 커다란 휠 하우스에 자리한 255/70R 18 타이어와 휠은 터프한 외모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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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더 큰 변화를 줬다. 투박한 모습에서 벗어나 도심형 차량처럼 실용성을 강화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면 유리창을 키워 시야를 넓혀주며, 넓은 차폭과 낮아진 벨트라인으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6:4 비율로 분할 가능한 2열 폴딩 시트로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8.4인치 터치스크린은 차세대 유커넥트 시스템을 갖춰 연결성과 편의성을 강화했다. 스마트폰으로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고 블루투스 통합 음성명령도 가능하다. 엠비언트 LED 인테리어 라이팅과 스마트키 시스템, 열선 기능을 넣은 시트와 스티어링 휠 등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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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면 잔잔한 엔진음이 운전자를 반긴다. 터프한 외모와 달리 실내는 예상보다 무척 조용해져 놀라웠다. 정숙성에 심혈을 기울인 개발진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파워트레인 업그레이드는 올 뉴 랭글러의 가장 큰 변화다. 배기량을 줄이면서 효율성은 높인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했다.
올 뉴 랭글러 심장인 2.0ℓ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기존보다 최대 36%(사하라 모델 기준) 향상한 연료 효율성을 갖췄다. 냉각 기술 강화와 윈드쉴드 각도 조정 등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 설계도 효율성 향상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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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은 272마력(5250rpm), 최대토크는 40.8㎏·m(3000rpm)로 2t이 넘는 거구를 이끌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2.0ℓ 가솔린 엔진치곤 너무 가벼운 몸놀림이다.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하면서 가솔린 SUV는 연비가 좋지 않다는 편견도 불식시켰다. 사하라 모델 연비는 ℓ당 9.0㎞ 수준(도심 8.3㎞, 고속도로 10.0㎞)으로 차체 특성을 고려하면 우수한 편이다.
구동 방식도 업그레이드했다. 상시 사륜구동 방식인 셀렉-트랙 풀타임 4x4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동력을 전륜과 후륜에 전달한다. 락-트랙 4x4 시스템은 4:1의 저속 기어비와 잠금 기능을 갖춘 트루-락(Tru-Lok) 디퍼런셜을 적용해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제공한다.
흥정 계곡 오토 캠핑장에서 출발해 흥정산으로 이동하는 온로드 코스에서는 한층 편안해진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차체 앞뒤에 장착한 5-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해 구불구불한 와인딩 구간에서 코너를 빠르고 쉽게 탈출해 나갔다. 스티어링 휠도 한결 가벼워져 여성 운전자가 주행하기에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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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정산을 올라가는 오프로드 업 힐 코스에서는 사륜구동 성능을 체험했다. 이곳은 경사각이 35~45도에 달해 시야 확보가 제한적이지만 개선된 크롤비(77:1) 덕분에 거침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저단 기어(low range gear)를 활용하면 성인 허벅지 높이의 물길도 힘차게 질주했다.
올 뉴 랭글러는 오프로드에 최적화한 최대 36도 진입각과 31.4도의 이탈각을 갖췄다. 기존 모델보다 39㎜ 높아진 269㎜ 최저 지상고와 성인 허리 높이에 달하는 최고 수중 도하 깊이를 제공한다. 2495㎏(드로백 트레일러)까지 견인할 수 있는 오프로드 성능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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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가지에 달하는 신기술도 돋보였다. 크루즈 컨트롤과 전자제어 전복방지(ERM), 내리막주행 제어장치(HDC)는 물론 사각지대 모니터링(BSM) 시스템 등을 새롭게 적용했다. 가격은 4940만~6140만원이다. 시승 체험한 올 뉴 랭글러는 너무 개성이 뚜렷한 차량이라 특별한 경쟁자를 찾긴 어려웠다. 다만 확연히 달라진 편안한 승차감과 효율성 덕분에 기존 모델보다 더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할 것으로 보였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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