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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동' 정해인 "반항아 10대 연기, 마지막일 듯…새 도전도 갈망"(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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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시동' 정해인

뉴스1

배우 정해인(FNC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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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정해인(31)이 멜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봄밤' 속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에서 반항아 10대로 변신한 정해인은 익숙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거친 말을 내뱉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전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밝힌 정해인은 "차근차근 연기를 해나가려고 한다. 정말 길게 보고 있다"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털어놨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의 배우 정해인이 취재진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조금산 작가가 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전날 진행된 시사회에서 영화를 봤다는 정해인은 "어제는 두 번째로 보는 거라 편하게 됐다. 처음에 볼 때 온전히 못 즐기고 연기 위주로 봤다"고 운을 뗐다.

정해인은 극 중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은 의욕이 충만한 상필을 맡았다. 상필은 절친인 택일이 동네를 떠나자 글로벌 파이낸셜 막내로 취업, 사채업자 밑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하자 어른이 된 듯한 즐거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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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은 상필을 택한 이유에 대해 "계속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렇지만 우선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사실 원작 웹툰은 안 봤는데 전개가 만화책 처럼 느껴지더라. 감독님도 원작을 아예 안 봤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시나리오에 맞게 준비했다. 감독님은 제가 촬영장에서 틀에 갇힐까 봐 걱정하신 것 같았다. 오히려 더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필이를 연기할 땐 최대한 애처럼 하려고 한 게 중요했다. 지금 제가 서른 두살이지만 (웃음) 최대한 거침없이, 아이같이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반항아적인 기질을 가진 상필 캐릭터는 극 초반 통통 튀는 모습이 이어지다가, 이후 정해인 특유의 말간 눈빛과 무스로 쓸어넘긴 헤어스타일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불안한 상필의 분위기를 살리기도 했다. 정해인은 "우선 톤을 올리려고 했고, 움직임과 걸음걸이도 '총총' 뛰어가려고 했다. 사실 10대 연기하는 게 마지막일 것 같아서 더 소중하더라. 그래서 더 절실하게 했다"며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라서 고두심 선생님과 같이 하는 게 익숙하고 좋았다. 어린시절도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가끔 과잉연기가 나올 때가 있었는데 많이 절제했다. 고두심 선생님께도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을 평범하게 보냈다는 정해인은 '상필과 비슷한 점'에 대해 "저도 그렇고, 상필도 그렇고 친구들한테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 소속감을 가지려고 했고, 택일이가 떠나갈 때 너무 싫지만 말릴 수 없는 장면에서 섭섭한 마음을 담아서 찍을 때 느꼈다. 전 학창시절 때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공부를 열심히 안했다. 그런데 제대로 놀지도 못했다. 이도저도 아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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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은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사실 '시동'과 '봄밤' 촬영이 겹쳤다. 왔다갔다하면서 찍었다"면서 "'봄밤' 캐릭터가 제약이 많고 갇혀있는 부분이 많았는데, 다음 날 다시 '시동' 찍으니까 거침없이 연기하니까 해소가 되는 부분이 있더라. '봄밤' 밤샘 찍고, 옥상에서 택일과 담배 피는 신을 바로 찍고 그랬다. 그래서 더 재밌었다. 번갈아 가면서 하니까 서로 채워진 것 같았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재밌었고, 많이 즐겼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그는 "구태여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하는 건 아니다.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고, 작품 속에서 제가 보여준 것들이기 때문에 그걸 애써 벗어나려고는 하지 않는다. 전 연기를 길게 보고 있어서 차근차근 길게 오래하려면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은 아닌 것 같다. 제가 최근에 많이 아팠다가 회복했는데, 건강한 게 중요한 걸 느꼈다. 정신력으로 되는 줄 알았는데 건강한 육체에서 정신이 나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시동'에서는 '하고 싶은 일' 혹은 '해야 하는 일'에 대해 배우들이 격하게 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이 대사에 대해 정해인은 "어울리는 일이 무엇인지 저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대사였다. 과연 뭘까. 먹고 살기 위해 생업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막연히 추상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제 친동생이 대학졸업반이라 이런 얘기를 나누곤 하는데, 저는 그래도 뭐가 됐든 한번 해보라고 말해줬다. 일단 무엇이든 해보고, 하다 보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동'이 무언가에 망설였던 분들, 막연히 시작하기에 앞서서 고민하는 분들이 영화를 보고 시동을 걸어볼까, 스타트를 해볼까 그런 마음이 드셨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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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해인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인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에 정해인은 "병장 때 그런 생각을 했다. 사실 그때도 참 어린 나이인데 엄청난 어른처럼 고민했다. 대학교 1학년 때 어쨌든 연기를 시작해서 발을 들였으니까 안 되어도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연기가 정말 재밌다. 재밌으면서도 어려운데 그게 매력이다. 안 될 때도 있고, 더 잘하고 싶은 고민도 생기는 게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제가 재밌어하고, 또 그걸 봐주시는 분들이 재미를 느껴주시면 행복하다. 저는 늘 그래왔듯, 무던하게 멀리 보고 길게 가려고 한다. 일희일비하면 너무 힘들어지더라. 그래서 최대한 중심을 잡고 너무 좋다고 하지도 않고, 너무 우울해 하지도 않고 덤덤하게 있으려고 한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럼에도 영화를 찍으며 자존감이 떨어진 순간이 있었다고 전하며 "제가 연기를 못하는 순간 그런 생각이 든다. 자존감이 흔들리는데, 그때 더 붙잡으려고 한다. 사실 쉬운 연기가 없고, 본인이 더 힘든 걸 안다. 거짓말 할 수 없는 부분이고 스스로 불편한 것을 체감한다. 그렇게 흔들리지만 다 잡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특히 그럴 때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있으니까, 감독님이나 주변 동료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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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시동'과 함께 영화 '백두산' '천문'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제가 그런 걸 생각할 레벨이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당연히 부담감이 있다. 그래도 연말에 한국영화가 나와서 선택할 수 있고, 볼거리가 있으니까 저도 관객으로서 좋다. 저는 영화관 가는 걸 너무 좋아해서 영화를 다 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르가 나오고, 결이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니까 다 잘 봐주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오는 18일 개봉.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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