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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TEN 인터뷰] 비투비 임현식 "아이돌보다 아티스트가 더 어울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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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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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4일) 첫 솔로 음반 ‘랑데부’를 발표하는 그룹 비투비의 임현식. / 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그룹 비투비(BTOB)의 임현식이 ‘꿈’을 이뤘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꿨다는 그는 오늘(14일) 오후 6시, 자신이 만든 곡으로 채운 첫 번째 솔로 미니음반 ‘랑데부(RENDEZ-VOUS)’를 발표한다. 모든 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것은 물론 편곡과 뮤직비디오 구성, 재킷 사진 하나까지 그의 손길을 거쳤다. 내년 군 입대를 앞둔 임현식은 그에 앞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음반을 완성하기 위해 애를 썼다.

지난 11일 서울 성수동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임현식의 얼굴에서는 생애 첫 솔로 음반을 발표하는 설렘과 떨림이 동시에 묻어났다. 2012년 비투비로 데뷔한 지 꼭 7년 만에 ‘솔로 가수 임현식’으로 대중 앞에 서는 것이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싱어송라이터가 꿈이었어요. 오랜 시간 동안 꿈꿔온 순간이에요. 떨리고 욕심도 많이 났죠. 마스터링이 다 끝나고 나니까 개운하더군요.(웃음) 빨리 들려드리고 싶어요.”

‘랑데부’에는 타이틀곡 ‘디어 러브(DEAR LOVE)’를 비롯해 ‘랑데부’ ‘도킹(Docking)’ ‘블랙(Black)’ ‘문라이트(Moonlight)’ 등 5곡이 담겼다. 곡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반의 주제는 ‘우주’다. 어릴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는 임현식은 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만남과 연결에 관한 생각을 노래에 담았다고 했다.

우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어릴 때부터 우주를 좋아했다. 우주에 가는 것이 꿈이었고, 외계인과 초능력 같은 것도 믿었다”면서 “훗날 내 음악이 우주에서도 울려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타이틀곡 ‘디어 러브’는 하나인 분자가 둘로 분리되고 그 둘은 우주 반대편에 있어도 서로 통한다는 ‘양자 얽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기타 연주와 임현식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한 편의 시(詩)와 같은 노랫말, 편지식 구성이 독특하다.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임현식의 새 음반에 담긴 모든 곡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아득한 느낌이면서도 만남과 이별, 죽음 등 현실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철학적인 느낌도 난다.

“중학교 때부터 공책에 이루고 싶은 것들을 썼어요. 그걸 우주에 신호를 보내는 거라고 생각했죠, 하하. 지금 말하면 손이 오글거릴 수도 있는데 ‘나는 잘생겼다’ ‘키도 크고 목소리도 좋다’ ‘노래를 잘한다’ ‘1등 가수가 됐다’ 등 아주 세세하게 적었어요. 오랜만에 공책을 꺼내봤는데, 이룬 게 많아서 소름돋았어요. 우주에 보내면 다 이뤄진다니까요.(웃음)”

“좀 이상한가요?”라며 쑥스럽게 웃었지만, 반짝이는 그의 눈빛에서 ‘우주에 보낸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을 지난날이 읽혔다.

‘디어 러브’에는 광활한 우주의 작은 별인 지구에 사는 우리는 모두 얽혀있는 존재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문라이트’에는 추석 때마다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더 빛날 수 있다는 진심을 풀어냈다.

‘블랙’은 그동안 비투비의 음반에도 적극 참여한 임현식의 창작자로서의 고통과 애환이 담긴 곡이다. 그는 “원하는 결과물을 얻지 못해 창작의 고통을 느낄 때 아침이 찾아오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 밤이면, 어둠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곡에 그런 마음을 녹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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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비투비의 임현식. / 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두 우주선이 우주 공간에서 접근해 결합하는 것을 말하는 ‘도킹’에서 영감을 받아 쓴 ‘도킹’은 소중한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리듬이 주를 이뤄 우주를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솔로 음반 작업은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군대에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압박감을 느끼는 데다, 먼저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의 공백으로 팀 활동을 쉬고 있어서 팬들도 기다림에 지쳤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급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더 오래 준비를 해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여러 곡을 만들었고, 그중에서 서로 어울릴만한 곡들을 모았습니다. 이번 음반에 담지 못한 다른 곡들은 다른 주제로 풀어볼 생각입니다.”

비투비의 노래를 만들 때와 다른 점을 물으니 “내 목소리와 내가 만든 사운드로 한 곡을 다 채워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비투비 땐)랩 파트를 비워놓고 작업하면 랩을 담당하는 멤버들이 직접 써서 멋있게 완성해 줬는데 이번엔 혼자 한 곡을 다 채워야 했다”며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아 들을 때 지루하지 않을까 고민했다”고설명했다.

자기만족도를 물으니 10점 만점에 7점을 줬다. 그러면서 “새로운 영감을 받아 시간의 여유를 갖고 작업해 다음 음반은 7점 이상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군 복무 중인 멤버 이창섭, 이민혁을 비롯해 정일훈 등에게 솔로곡을 들려줬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자신이 없고 만족하지 못해서 멤버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줬어요. 주위에서 다 좋다고 하는데도 사실 저는 만족이 안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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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비투비의 임현식. / 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가수 선배이기도 한 아버지 임지훈도 아들의 첫 도전을 응원했다. 임현식은 “아버지에게도 들려드렸는데, 비투비의 음반보다 더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했다. 평소에는 음악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으시는데, 이번에는 다른 말씀 없이 ‘좋다, 잘 완성시켜봐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창작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다른 작곡가에게 곡을 받을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임현식.

“더 잘하려고 하는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도 너야’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음악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게 곧 나의 음악 색깔이라고 생각을 바꿨어요. 조금의 아쉬움은 다른 음반으로 채우려고 합니다.”

솔로 음반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음악사이트) 순위에는 욕심이 없다”고 했다.

“성적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과정의 연속이었거든요. 순위에는 욕심이 없고, 만족하면서 군대에 다녀오고 싶었죠. 그렇지 않으면 군대에서 괴로울 것 같더라고요. 그저 팬들이 좋아해 주길 바라고, 인디음악과 밴드 사운드를 좋아하는 대중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요. 아이돌이지만 아티스트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계속 우주에 신호를 보내서 꿈을 이룰 거예요. 여러분도 한 번 해보세요.(웃음)”

임현식은 이번 새 음반으로 약 일주일간 음악 방송 활동을 짧게 마친 뒤, 오는 11월 2일~3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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