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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N인터뷰] '지정생존자' 이준혁 "인생캐 오영석, 아쉬움 남아 더 좋았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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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드라마 '적도의 남자' '파랑새의 집' '비밀의 숲',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등에 출연한 배우 이준혁(35)이 선과 악을 오가는 악역 오영석을 자신만의 매력으로 그려내며 '인생캐'를 만들었다.

이준혁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지난 20일 종영한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연출 유종선) 종영 인터뷰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60일 지정생존자'는 미국드라마 '지정생존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 최종회는 시청률 6.2%,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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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은 극 중 해군 사관학교 출신 국회의원 오영석 역을 맡아 박무진 권한대행(지진희 분)의 강력한 라이벌로, 선과 악을 오가는 열연을 펼쳐 '인생캐릭터'라는 호평을 얻었다. 특히 박무진과 끊임없이 대립하던 오영석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며 극에 포인트를 남겼다.

이준혁은 이날 "어제 극장 대관해서 모였는데, 전 못 갔다. 사람들끼리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작품에 애착이 더 갔다. 감독님과 배우들끼리 다들 친밀하고 신난 분위기였다. 오영석은 사실 많이 안 마주쳐서 왕따같이 잘 못 봐서 아쉬웠다. 그래도 종방연 때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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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준혁과 일문일답.

-오영석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

▶감독님과 얘기를 가장 많이 나눴다. 상대 배우가 감독님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 오영석 자체가 외로운 인물이라 일부러 배우들과 따로 연락을 많이 하진 않았다. 제가 가장 늦게 캐스팅되어서 리딩도 못 갔었다. 처음 오영석의 연설 신이 있는데 그때 배우들과 다 만났다. 그날 100명 넘게 있어서 부담스러웠는데 그걸 잘 넘기고 나니까 그때부터는 괜찮아졌다. 전 오영석이 현실과 많이 떨어진 캐릭터라 생각했다. 오영석은 박무진의 성장에 동력이 되는 캐릭터라 그 밸런스를 맞추고 싶었다. 오영석 서사가 많이 드러난 인물은 아니지만 오영석의 영향으로 박무진이 성장하면 확 사라지길 바라기도 했다.

-오영석은 극 중 가장 이른 죽음을 맞이했다. 갑작스럽게 사망했는데 어땠나.

▶원작을 본 건 아니었는데, 사망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어떻게 죽는지도 알았다. 연기가 좋은 역할이라고 했는데 저는 사실 조금 더 빨리 죽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조금 더 충격적으로 해서 뒤 내용에 스피드가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영석 같은 캐릭터가 그냥 늘어지는 것보다는 확실한 포인트를 주는 게 더 나았던 것 같다.

-오영석 캐릭터의 서사가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나.

▶저는 어떤 인물이 너무 정확하게, 많이 표현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 인물에 차이가 있겠지만 오영석은 약간 여백의 미가 있어야 했다. 그리고 오영석과 관련된 해전 이야기가 다 표현되면 이게 오영석의 드라마지, 박무진의 드라마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만큼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할 수 없게 될 것 같다. 결과적으로 따져보면 다 사연이 있는 인물이지만 지금은 박무진의 성장기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오영석의 정보를 많이 가져가기보다는 스케치하듯 문제점을 다루는 정도가 더 낫지 않았나 생각한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게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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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캐릭터'라는 호평도 얻었는데.

▶고맙다.(웃음) 전 항상 가장 최근에 한 작품이 잘 됐건, 안 됐던 간에 그 시간과 그때 나이가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이지 않느냐. 되돌아보면 미흡하지만 어쨌든 지금 '지정생존자'를 찍어서 이런 반응도 얻고. 사실 제게 과거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오영석의 대선 출마와 관련된 여러 가지 해석과 반응들이 나오는 것도 다 찾아봤는데 재밌었다.

-오영석과 함께한 VIP 정체가 끝까지 다소 모호하게 표현됐는데 누구라고 생각하나.

▶VIP는 저도 몰랐다. 저도 몰랐는데, 원작을 보고 나서 저희 작품을 보니 VIP는 이 나라를 위협하는 세력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원작을 리메이크한 드라마인 만큼 부담감은 없었나.

▶저는 우선 원작을 안 보고 감독님과 얘기를 하다가 하게 됐다. 사실 미국 원작이 가진 상황과 우리나라만의 정치적 상황이 다르다고 봤다. 우리나라는 사연이 너무 많은 나라라서 또 다른 원작의 '지정생존자'가 과감하고 강력한 캐릭터를 포지션 했다면, 우리나라는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더 세밀한 감정들을 드러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분명 원작과 차이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작품을 선택했다.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박무진 역을 맡은 지진희와 연기 호흡은.

▶지진희 선배님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깔끔하시다. 편하시고 되게 좋다. 이렇게 말하면 웃기지만 '요즘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세련됐다. 꼰대도 아니시고 되게 편하다. 어떻게 보면 친구 같기도 하고 유쾌하시고 현장에서도 심플하셔서 같이 일하는 배우들이 정말 박무진 캐릭터와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날 서 있는 분도 아니셔서 더 호흡이 잘 맞은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많이 못 뵈었다. 총 세 번 이상 본 배우가 드물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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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사관학교 출신이라 제복도 입으면서 '외모 성수기'란 수식어도 얻었다. 특별히 관리한 게 있나.

▶사실 이전 작품에서 살을 7㎏ 정도 찌웠었고, 다시 '60일 지정생존자'를 하면서 9㎏를 뺐다. 늘렸다가 뺐는데, 이전 작품이 중간에 빠져 버려서, 그냥 몸무게를 뺀 게 됐다. 한 달 사이에 찌웠다가 다시 빼면서 너무 못 먹다 보니까 빈혈 증세도 일어나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안 먹고 나니까 먹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쁠 수 있구나 싶더라. 하루가 너무 행복했다. 전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서 다이어트할 때 운동을 하루에 4~5시간 하고 고구마, 닭가슴살, 채소를 먹고 나중에는 빈혈 증세도 왔다. 저혈당이라는 게 뭔지 처음 알았다. 한번은 픽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너무 안 먹다 보니까 손이 떨리더라. 근데 그때 하리보 젤리가 되게 좋았다. 진짜 맛있었다. (웃음) 사실 외모는 잘 봐주시는 분들이 절 좋게 봐주셔서 그런 것 같다.

-로맨스 작품을 하고 싶진 않나.

▶로맨스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고 싶다. 안 해본 장르가 없어서 이제 뭘 해야 할지 생각은 든다. 사실 멜로는 괜찮은데 로코는 나 자신과 싸움이 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는 게 보여야 해서 쉽지 않다.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실장님 역할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다들 해본 줄 알더라. 한번 해봐야겠다 싶은 생각이다. 제가 했던 캐릭터들이 여유로운 사람이 없었다. 다 자기 삶에 쫓기는 사람들이었다.

-2007년 단막극 '드라마시티-사랑이 우리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데뷔해 쉴 틈 없이 '열일'해왔는데 비결이 있나.

▶지나고 나서 보니까 작품을 그렇게 꽤 했더라. 살아야 하니까 했다. 하하. 원동력은 다른 캐릭터를 해왔는데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같은 편에 서서 마음이 동화되어서 끝까지 가기도 하고, 저도 내적으로 싸우기도 하고. 그러다 끝나고 나면 되게 허무하더라. 오영석도 다 맞는 말만 한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나와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했다. 너무 친한 친구라 맨날 만나야 하는데 반대 입장이면 지치고 힘들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친구를 떠나보내고 또다시 새로운 친구를 만나니까 이렇게 작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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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 지정생존자'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이번 작품은 현장에서 이렇게 좋을 수 없겠다 싶을 만큼, 사람들끼리 굉장히 좋았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려한 부분도 있었는데 귀 기울여서 공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사실 어떤 한 작품이 한 주체에 의해서 벌어지는 게 아니고, 홍보든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 마무리까지 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 하나 나올 때 모두가 예술가라 생각한다. 시청률도 다행이고 만족스럽다. 너무 고마운 일이다. 6.2% 시청률이, 거의 200만 명에 가까운 수치라고 생각하는데 말이 안 되는 일이다. 현대 사회라 가능한 일이다. 그 인원이 같은 작품을 본다는 게 아름다운 것 같다. 하하.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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