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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어린 의뢰인' 감독 "세 딸 키우며 아동학대 사건에 관심 많아졌다"[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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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이스트드림시노펙스(주)


[OSEN=김보라 기자] 장규성 감독이 영화 ‘어린 의뢰인’(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이스트드림시노펙스)으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의 각본을 쓰긴 했지만 연출작으로는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이후 7년 만의 복귀다.

2013년 칠곡 계모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어린 의뢰인’은 실화 바탕의 드라마 장르 영화. 계모의 폭력과 학대, 친부의 방관, 소녀의 자백을 소재로 가져왔지만 실제 사건과 비교해 주인공의 성별, 거주 지역, 직업 등 세부적인 사항은 영화적으로 각색했다.

남동생 민준(이주원 분)을 죽였다는 누나 다빈(최명빈 분)의 믿을 수 없는 자백을 계기로 아이가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돕는 변호사 정엽(이동휘 분), 진실을 감추고 있는 엄마 지숙(유선 분), 어른들을 의심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아동학대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어린 의뢰인’은 장 감독이 그간 선보였던 코믹 드라마 영화들과 궤를 달리한다. ‘나는 너를 천사라고 부른다’(감독 장일호, 1992)의 연출부로 영화판에 입성한 그는 ‘돈을 갖고 튀어라’의 조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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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드림시노펙스(주)


2002년 개봉한 영화 ‘재밌는 영화’가 그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며 이듬해 선보인 배우 차승원 주연의 ‘선생 김봉두’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선생 김봉투’라는 패러디가 나왔을 정도니 그 인기가 대단했다. 이후 ‘여선생’(2004) ‘이장과 군수’(2007) 등의 작품을 통해 충무로에서는 소위 코믹 감독으로 불렸다.

장규성 감독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어느 날 갑자기 진지한 영화를 한 것 같지만 ‘여선생 여제자’, ’선생 김봉두’ 등을 보면 그때도 아이의 진심을 몰라주는 어른이 늦게 사실을 깨닫고 화해하는 이야기를 그렸었다”고 장르를 급변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장 감독의 전작이 밝고 명랑한 분위기 속에서 캐릭터를 희화화하며 코믹하게 흘러 갔다면, 신작에선 부모의 폭력과 무관심 아래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집중 조명했다.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방법론적으로 달리 표현했을 뿐이지 장규성 감독 작품 기반에는 ‘아이’와 ‘어른’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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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의뢰인’이 사회 고발 영화라고 해서 114분 러닝타임 내내 진지하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장규성 감독 특유의 유머 코드가 장면 곳곳에 묻어 있다. 가령 정엽이 친구들을 만날 때나 누나(고수희 분)와 있을 때가 그렇다.

장 감독은 “세 딸을 키우면서 아동학대 사건에 관심이 많아졌다. 뉴스를 볼 때마다 감성이 예민해졌는데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사실 제가 눈물이 많다. 그래서 직업이 영화감독이니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동학대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최소한의 관심을 가져준다면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저 역시 남의 집 얘기로 치부해 무시하고 넘기기 일쑤였다”고 뒤늦은 반성을 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제가 영화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아이의 마음이다. 부모에게 맞고 어렵게 한 부탁을 거절 당하고 외면 받는데 그 때 느꼈을 심적 고통이 아이에게 상당했을 거 같다. 어른도 겪기 힘든데. 연출하면서 다빈, 민준 남매의 감정선을 많이 생각했다”고 전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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