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N인터뷰]② '풍상씨' 유준상 "암 환자 연기 위해 식단 제한, 4kg 빠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나무엑터스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의 '핵'은 '풍상씨'였다. 한평생 가족들을 위해 희생을 하고 살아온 이풍상(유준상 분)이 더 잃을 것이 없는 막다른 곳으로 몰리면서, 그 안에서 진정한 가족애를 되찾아가는 과정은 수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문영남 작가의 밀도 있는 이야기는 진형욱 감독의 섬세한 연출, 독기 품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왜그래 풍상씨'로 꽃을 피웠다.

특히 '왜그래 풍상씨'에서는 배우 유준상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감당하기 벅찬 현실 속에서도 동생들에게는 오로지 '무한 사랑'를 베풀며 '동생 바보'를 제대로 표현해냈다. 여기에 가족들에게 외면받을 때의 허탈함, 베푼 사랑이 돌아오지 않을 때의 부채감, 그럼에도 동생들을 애틋해하는 풍상씨의 마음은 유준상이 연기했기에 그 감정이 오롯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

데뷔 25년 차인 유준상에게도 '왜그래 풍상씨'는 어려운 작품이었다고. 첫 리딩 후에는 문영남 작가에게 연기 지적을 받았고, 극 초반에는 대본 리딩 후 '방과 후 수업'을 받기도 했다.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지만 싫진 않았다. 오히려 문 작가가 그린 진짜 풍상씨와 자신의 연기를 맞춰가는 과정이 즐거웠다는 그다.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유준상, 천생 배우인 그를 뉴스1이 만났다.

뉴스1

나무엑터스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N인터뷰]①에 이어>

- '왜그래 풍상씨'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었을까.

▶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들끼리 같은 상황을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나는 잘해줬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안 좋은 것만 기억하고. 풍상이네 가족도 그랬다. 다 자신의 입장만 생각했다. 풍상이도 마찬가지고. 이후 서로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화해의 실마리를 찾는다. 마지막에 풍상이가 '입장을 바꿔 한 번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라고 하는 말이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보시는 분들도 공감이 돼서 답답한 부분도 많았을 거다. 그런 게 마지막 회에서 다 해소가 됐다고 생각한다. 누가 간을 주는가는 흥미 요소이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 자극적 소재가 많아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막장'이라는 게 결국은 삶의 끝에 몰린 상황을 말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하는데, 풍상이 가족을 끝으로 몰아붙여서 어떤 선택을 할지 보여주기 위해 그런 전개가 이어진 게 아닐까 한다.

- 이 드라마의 주제를 묻고 싶다. 가족은 힘인가, 짐인가.

▶ 마지막 풍상이의 말처럼 '짐인 줄 알았더니 힘이었다'는 게 맞지 않을까. 누구든 다 그럴 것 같다. '저, 저!' 하면서도 '저 녀석 없으면 안 되지'라고 하지 않나. 가족들이 서로 무덤덤해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에 대해 다 알고 있다. 극에서 중이가 풍상이 말에 관심 없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 듣고 있지 않았나. 실제 우리 애들도 그렇다. 작가님이 그런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잘 보여준 듯하다.

- 암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관리도 철저히 했다고 들었다.

▶ 풍상이가 암 환자가 된다고 했을 때부터 밥을 덜 먹기 시작했고,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진짜 안 먹었다. 조금씩은 먹어도 탄수화물은 아예 안 먹었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나만 밥을 못 먹으니까 미안해할 정도였다. 그런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고 울고 하니 힘들어서 3~4kg 정도가 빠졌다.

- 드라마를 촬영하며 너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아내 홍은희의 반응은 어땠나.

▶ 아내는 드라마를 보면서 같이 울어줬다. 연기 잘했다고 칭찬도 해주고.(미소) 손톱에 한 기름칠 분장이 안 지워질 때가 있었는데 '창피해하지 말라. 자랑스러워하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 후배들이 유준상이 많이 격려해줬다며 고마워하더라. 현장에서 선배로서 신경을 쓴 부분이 많은 듯하다.

▶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우리는 감정을 잘 아는 직업이어서 겉으로 '이렇게 해줘야지' 하는 것과 진심으로 함께하는 게 다르다는 걸 서로 다 안다. 속일 수가 없다. 그래서 진심으로 장면에 공감하고 상대방도 잘 찍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상대방이 연기할 때도 열심히 받쳐줬다. 그런 게 쌓이고 쌓여서 신뢰가 생긴 게 아닐까.

- 드라마 OST에 참여한 것도 눈에 띈다.

▶ 사실 그동안 드라마 OST를 꽤 했다.(웃음) '왜그래 풍상씨'에서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OST에 참여했는데, 노래를 부르면서도 와 닿았다.

- 드라마와 영화 외에도 뮤지컬, 가수 활동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 않나.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 이제 뮤지컬 '그날들'을 하고 공연을 연말에 하나 더 할 예정이다. 곧 '엄유민법' 앨범도 나오고 함께 콘서트도 한다.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던 앨범도 최근에 다 만들어져서 정규가 하나 나온다. 월드비전과 함께 작업한 국악 앨범도 발매를 앞두고 있다. 두 편의 영화도 올해 안에 공개된다. 그동안 일을 꾸준히 해왔는데 결과물이 올해 많이 나오게 됐다.

- 이제 지천명이 지난 나이 아닌가. 반백살이 지나며 새로운 마음 가짐이 생겼나.

▶ 내가 '왜그래 풍상씨' 감독님과 동년배인데, 감독님께 '우리는 이제 한 살입니다. 새로 시작하시죠'라고 했다.(웃음) 100세 시대에서 지천명은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이 된다고 본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랫동안 버티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breeze52@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