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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의협회장 "교도소 갈 만큼 위험 무릅 쓸 중요한 환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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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임현택 회장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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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의사가 업무상과실치상 유죄를 선고받은 판결과 관련해 도를 넘은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임 회장은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병의원에 오는 모든 구토 환자에 어떤 약도 쓰지 마세요”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당신이 교도소에 갈 만큼 위험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는 없다”며 “앞으로 병원에 오는 모든 환자에 대해 매우 드물게 부작용 있는 멕페란, 온단세트론 등 모든 항구토제를 절대 쓰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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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원지법 형사3-2부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60대 의사 A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 판결을 내렸다.

이에 임 회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판결을 한 판사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환자 치료한 의사한테 결과가 나쁘다고 금고 10개월에 집유(집행유예) 2년이요?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같은 날 “이 여자(판사)와 가족이 병의원에 올 때 병 종류에 무관하게 의사 양심이 아니라 반드시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규정”에 맞게 치료해 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A씨는 2021년 1월 경남 거제시 한 의원에서 80대 환자 B씨에게 맥페란 주사액(2㎖)을 투여해 부작용으로 전신 쇠약과 발음장애, 파킨슨병 악화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맥페란 주사액은 구역·구토 증상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다. 다만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 시에는 파킨슨병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투여가 금지되고, 고령자에게는 신중한 투여가 권고된다.

법원은 A씨가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약물을 투여해 유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1심은 “A씨가 환자의 기왕력(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를 선고했고, 2심 재판부 역시 A씨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창원지법은 판사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고 노골적으로 비난한 임 회장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창원지법은 지난 10일 “이는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사법부의 독립과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고로 유지된 원심 판결인 형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은 의사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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