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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전기 남아 버릴 정도…신재생 '모범지대' 제주도에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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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소 중립을 위해 정부는 2036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지금 제주도가 가장 앞서 가면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이미 60%에 육박할 정도인데 여기선 전기가 남아서 강제로 발전기를 멈추는 문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탐사 연속 보도, 서동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바다가 보이는 풀숲 사이로 풍력발전기들이 돌고 있습니다.

이곳 제주시 동복·북촌 발전단지에만 15기가 있는데, 4인 가구 기준으로 연간 1만 8천여 세대에 전기를 공급합니다.

제주도엔 풍력발전 단지 23곳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소도 1,736개소에 이릅니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선언한 제주도는 꾸준히 신재생 발전소를 늘려 현재 발전 비중을 56%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8% 수준인 내륙보다 7배 이상 높습니다.

2036년 국가목표인 30.6%를 초과 달성한 유일한 곳입니다.

그런데 최근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을 스스로 제한하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남는 전기를 처리하지 못해 강제로 발전기를 멈추는 '출력제어' 현상입니다.

풍력발전의 경우 2015년 3회이던 출력제어 횟수가 지난해엔 104회로 34배 이상 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력 거래는 하루 전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이뤄지는데, 당일 기상여건이 좋아 발전량이 더 늘면 공급 과잉으로 오히려 정전이 일어날 수 있어 발전을 일부러 끊는 겁니다.

[부호준/제주에너지공사 신사업추진팀장 : 바람이 좋을 때도 이제 출력 제어가 생기게 되면 저희가 풍력발전을 정지하거나 줄일 수밖에 없는….]

지난해 한 해 더 생산할 수 있었는데도, 발전을 포기한 풍력 에너지는 2만 5천여MWh로, 약 6천여 가구가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정부와 업계는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우선 발전량을 정확히 예측하는 일이 중요한데, 특히 풍력발전 예측이 가장 어렵습니다.

[홍진규/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 : 풍력에 영향을 주는 높이가 80~100미터 지상부터 그 높이의 바람인데요. 나무와 건물의 어떤 특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런 특성들을 잘 고려해서….]

풍력발전에서 발전량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합니다.

풍속을 1m/s만 잘못 예측해도 전력량에선 큰 차이가 생기는 거죠.

기존의 예측 모델들은 미국 대평원에서 연구된 결과들이어서 우리나라처럼 산악지역이 많은 곳에선 정확도가 낮습니다.

연세대학교 연구팀이 실제 위성 관측 자료를 활용해서, 지상 80~100m의 바람의 움직임을 다시 계산해 풍속의 예측도를 높였는데요.

이건 실제 영양풍력발전단지의 풍속 예측값인데, 원이 작을수록 풍속의 오차가 줄었고, 이렇게 색깔이 옅을수록 바람이 세지는지 줄어드는지를 잘 맞췄다는 겁니다.

해외 모델보다 오차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또 중요한 건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 ESS 확충입니다.

[두석광/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에너지공학부 교수 : 장기적으로 진짜 100% 안전하게 우리가 사용할 수 있게 되려면 과도하게 충전된 셀에서 용량을 낮추는(Activw balancing) 이런 기술들이 개발되고 적용이 돼야….]

또 유럽처럼 실시간으로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제주도에서 10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갑니다.

[안병진/전력거래소 전력신사업처장 : 재생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서 저희가 실시간 시장도 필요함을 느끼기 때문에, 운영하게 되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도 좀 더 잘 대응할 수 (있고)….]

에너지 자립섬으로 거듭나고 있는 제주에서의 시행착오와 해결 과정이 탄소 제로 달성을 위해 중요하게 활용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김균종,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서승현·임찬혁·엄소민)
서동균 기자(wind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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