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2 (일)

사고 낸 택시 모르쇠…블랙박스 건네자 "이런 게 있었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지난달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70대 택시기사가 보행자와 차량을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택시기사는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이 기사는 지난해에도 같은 증상으로 비슷한 사고를 냈지만, 현행 제도로는 반복된 사고를 막기 어려워 보입니다.

KBC 구영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택시가 길을 걷는 한 남성을 그대로 덮치자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릅니다.

이 사고로 보행자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안동기/사고 피해자 : 자신(택시기사)은 부딪친 적도 없고 블랙박스를 보여주고 나서야 이런 게 있었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보행자에게 돌진한 택시는 연이어 주차돼 있던 차량까지 들이받았습니다.

[한종찬/피해 차주 : '내가 뭘 잘못했기에 자꾸 나한테 와서 따지느냐'고 해서 사고를 냈는데 왜 기억을 못하냐고 (했어요.)]

하지만, 정작 사고를 낸 택시기사는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택시는 이곳에서 보행자를 들이받은 뒤 2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주차된 차량과 부딪쳤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택시기사에게서는 혈중알코올농도나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해당 운전자는 개인택시기사로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70대 고령자였습니다.

[김재호/조선대병원 뇌신경외과 교수 : 운전 중에 발생하는 뇌졸중이 약 4~5% 정도 되고, 뇌전증이나 뇌졸중은 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개인택시기사는 지난해에도 같은 증상을 보이며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있었습니다.

[해당 개인택시기사 : 작년, 재작년에 사고 났을 때 그때 (운전을) 그만둬야 했는데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제는 중증 질환자나 고령자인 택시기사에 대한 규정이나 법적 관리 체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개인택시는 법인택시와 달리 운행에 대한 제한이 없고 모두 운전자 본인 판단에 맡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행 택시기사 자격유지검사와 의료적성검사는 안전사고 발생을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형수 KBC)
KBC 구영슬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