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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단독] 두루미 최대 서식지 사라졌다…임진강 장군여울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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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두루미 최대 서식지인 경기도 연천의 임진강 장군여울이 이달 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군여울 3㎞ 하류의 군남댐(군남홍수조절지)에서 겨울철 부분 담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군남댐 측은 매년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총저수량(7100만t)의 일부를 담수한다. 이번 겨울에는 댐 수문 보강공사와 두루미 서식지 보호를 위해 지난겨울에 비해 2개월 이상 늦은 이달 초 부분 담수를 시작했다.

중앙일보

지난 28일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두루미 월동지 장군여울. 이달 초 군남댐 담수가 시작되면서 장군여울이 사라지고 그 많던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거의 사라진 모습. 사진 이석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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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민통선 바깥인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임진강. 상류의 민통선 내 장군여울이 물에 잠겨 사라지자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민가와 인접한 강으로 옮겨와 있다. 사진 이석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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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여울이 사라지면서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이곳에서 월동 중이던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400여 마리가 피난길에 올랐다. 장군여울에는 한겨울에도 20∼30㎝ 깊이의 얕은 급류가 얼지 않고 흐른다.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이곳에서 다슬기 등을 잡아먹고 잠도 잤지만, 장군여울이 사라져버리자 서식처를 떠나버린 것이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두루미와 재두루미 일부는 인근 상류 임진강변 빙애여울로, 나머지는 민가와 가까운 민통선 바깥 연천군 군남면 북삼리 일대로 서식지를 옮겼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는 31일 “세계적으로 3000여 마리만 남은 희귀 조류인 두루미의 겨울철 최대 월동지가 심각한 훼손을 당하고 있다”며 “군남댐 측의 이해하기 어려운 겨울철 부분 담수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 두루미가 떠난 3월부터 담수를 해도 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는 “군남댐 겨울철 담수 조처는 지난해 5월 문화재청이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2019년 6월엔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두루미 보호 활동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남댐을 운영하는 케이워터 측은 “겨울철 부분 담수는 댐 하류 지역의 갈수기 안정적인 하천유지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두루미 서식지인 여울 2곳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지난 2015∼2016년 겨울철 총 저수량의 20%까지 담수 했던 것을 2017년부터 6∼7%로 줄였다”고 해명했다. ‘3월 담수’ 주장에 대해서도 케이워터 측은 “봄철에 비가 안 오는 경우 등의 이유로 인한 유량 변동에 대비해 이달 초부터는 부분 담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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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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