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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마기꾼' 놀릴까봐 걱정 돼요"…교실서도 마스크 눈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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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가 없으니까 어색한데 상쾌해요.”

30일 오전 9시 서울시 광진구 광장초 2학년 교실. 2학년 A양은 3년 동안 얼굴을 가리던 마스크가 사라지자 두손으로 입을 가리며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된 첫날, 담임교사가 “마스크를 벗고 싶은 사람은 벗어도 된다”고 하자 교실에 있던 학생 20명 중 8명이 마스크를 내렸다. 기다렸다는 듯이 얼굴에서 마스크를 뗀 학생도, 턱까지만 내려쓴 학생들도 있었다. 2학년 B군은 “코로나가 곧 없어질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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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에서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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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얼굴 보니 신기해요”…코로나19 감염 우려도



30일 광장초에는 한두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했다. 통학 버스에서 내린 학생 삼십여명은 한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날부터 교실이나 학교 건물 안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만, 통학 버스 등 차량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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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마트 등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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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아직 마스크를 써야 할 것 같다”면서도 3년 만에 마스크가 없는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5학년 홍모군은 “코로나가 아직 안 끝났다고 생각해서 마스크를 쓰고 왔다”며 “친구들한테 마스크를 벗어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입학 후 처음으로 마스크 없이 등교한다는 2학년 이모양은 “부모님이 이제 마스크를 벗고 학교에 가도 된다고 했다”며 “그동안 답답했는데 친구들 얼굴을 보게 돼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5학년 최모양은 “숨쉬기가 답답하고 힘들지만, 코로나에 안 걸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을 생각”이라며 “마스크를 벗으면 ‘마기꾼(마스크와 사기꾼의 합성어로 마스크를 쓰고 벗었을 때의 모습이 크게 다르다는 뜻의 신조어)’이라고 놀릴까 봐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교 3학년, 5학년 자녀를 둔 최승희(43)씨는 “아이에게 마스크가 불편하면 벗어도 된다고 했지만, 당분간은 썼으면 좋겠다”며 “코로나로 없어진 악기 수업도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벗을까 말까 ‘눈치게임’ 언제까지



교육부는 지난 27일 각 시도교육청에 학교 실내 마스크 착용 세부지침을 안내했지만, 현장에선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학교에서 별도의 지침이 마련될 때까지 마스크를 쓰게 할 것이라는 학부모가 많았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이모(48)씨는 “학교에서 안내하지 않아서 아이에게 마스크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 벗고 써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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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봄방학 전인 이번 주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후남 광장초 교장은 “마스크를 꼭 벗어야 하냐는 문의가 많았다. 누구도 마스크를 섣불리 벗으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학생, 교사들도 마스크를 자유롭게 쓰거나 벗을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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