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차기 당권 주자들도 몸을 풀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김기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죠. 본인은 의사를 밝힌 적 없지만 유승민 전 의원 얘기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오늘로써 인선이 마무리되고 이제 막 닻을 올렸죠.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이번 비대위의 성격을 '혁신형 관리 비대위원회'라고 규정했는데요. 혁신에 무게를 싣긴 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얼마나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고 어떻게 흥행을 이끌어 내느냐일 겁니다. 아직 비대위 기간이나 전당대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요.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벌써부터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눠 살펴볼까 하는데요. 각 그룹의 이름은 '상수'와 '변수' 그리고 '미지수'입니다. 출마 가능성을 기준으로 그룹 이름을 지어봤는데요. 먼저 '상수'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9일) : 국민의힘은 중도와 보수가 통합을 해서 실용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된다, 사회적인 약자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그래야 대중 정당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그런 일을 하는 데에 저는 제 역할이 있다면 저는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안철수 의원, 지난 9일 '민·당·정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입니다. 전대 출마 의사를 에둘러 나타낸 셈인데요. 기존 안 의원의 화법상 저 정도 발언이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상수로 분류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2일) :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하신 걸 보면 공식 출마 선언으로도 비쳐집니다.} 예, 저는 사실 예전부터 이 여당이라는 것이 민생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당이 되도록 개혁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왔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출마 의사를 내비친 만큼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주로 당내 상황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고 있죠. 특히 비대위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준석 대표에게 날을 세웠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2일) : 저는 이 대표가 진정으로 당을 위한다면 지금은 멈춰야 할 때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대표도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의 안전과 화합이 먼저고 그래야지만 본인도 그렇고 당도 미래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
선당후사, 이 발언을 한 시점은 지난 12일인데요. 이 대표와 안 의원은 정치권의 대표적 앙숙으로 꼽히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4월 11일) : (안철수 위원장과) 갈등관계 이런 건 아니고요. 톰과 제리 이런 것 비슷합니다. (톰과 제리 ㅎㅎ)]
그래서 이 대표가 다음 날인 13일 기자회견에서 굳이 이 말을 꺼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13일) :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서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표현은 사자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였던 삼성가노보다도 훨씬 더 근본이 없는 용어입니다.]
안 의원도 그다지 개의치 않고 쓴소리를 이어가는 분위기입니다. 광복절이었던 어제 SNS에 글을 하나 올렸죠.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분열"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독립운동의 정신으로 차분하게 스스로를 반성하고 미래를 위한 통합의 정치를 펴나가야 한다"는 이 문구, 스스로의 다짐일 수도 있지만 이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2일) : 저는 여의도 정치에서 가장 문제점이 뭐라고 보느냐면 국민은 바라보지 않고 서로 상대방만 바라보면서 서로 상대방을 두드려 눕히면 내가 이긴다고 착각하는 데서 그게 국민들이 정치 혐오가 생긴다고 보는 그런 입장이거든요.]
두번째 그룹은 '변수'입니다. 아직 출마 여부가 명확치 않지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들인데요. 대표적 인사가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10일) : 어떤 자리를 갈 때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적극적으로 고민 안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좀 고민하려고 합니다.]
나 전 의원, 당권 도전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죠.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침수 피해 복구 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존재감 부각에 나섰는데요.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1일) : (흰머리가…) 못 보던 사이에 나잇값을 좀 하네 이제~]
[나경원 지역이라 (동작에) 온 거구나]
[나경원/전 의원 (지난 11일) : 권 대표님이 신경을 써주셔서 (딱 보니까 나경원 아니면 바꿀라 그랬지)]
하지만 여전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 중입니다. 출마를 할지 말지 정확한 대답을 재촉하면 어느새 또 한 발 물러나는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고 하기 싫다고 또 안 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당 상황이나 또 정말 우리가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뭐 꼭 지금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 그렇게 크게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뭐 제가 원외에도 있고요. 그래서 조금 더 지켜보겠습니다, 상황을.]
그러면서도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있죠. '이준석 때리기'는 이번 당권 주자 후보군들의 공통 과제라도 되는 걸까요? 나 전 의원도 이 대표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런데 정치인은 해야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될 말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제의 전체적인 기자회견은 지나쳤다라는 생각이고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이XX 발언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서도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죠. 지난해 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자신과 이 대표 간 벌어졌던 설전의 기억을 소환했는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럼 거꾸로 이 점은 어떻게 보세요. 아무튼 이준석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서 이 XX 저 XX 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옛날에 당대표 선거할 때 이준석 대표가 옛날에 안철수 그 당시 이제 바른미래당 안에서 손학규 대표도 쫓아내고 그런 일 했잖아요. 그러니까 안철수 그 당시, 그 당시 대표였는지 뭔지 모르겠는데 (안철수 의원)한테 또 그런 하여간 막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거를 문제를 삼았더니 사담으로 한 거니까 괜찮다고 본인이 그랬어요. 그 기억이 나더라고요.]
나 전 의원이 언급한 부분, 바로 이 장면입니다.
[나경원/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해 6월 1일) : 안철수 지금 대표에 대해서 매우 심한 말씀을 하셨다가…]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해 6월 1일) : 제가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했던 발언은 사석에서의 발언이었고, '안철수 대표가 그렇게 하면은 'ㅂㅅ' 되는 거지'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나 전 의원, 당이 위기를 자처한 데 대해 고개를 숙이며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는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이준석 대표 폭탄이 떨어졌는데요. 그래서 좀 너무 아쉽고 국민들께 죄송하고요. 지금부터 다시 심기일전해서 좀 뛸 수 있게 많이 좀 또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자신이 국민의힘을 대표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전한 사과 같습니다. 나 전 의원을 변수로 분류하긴 했지만 사실 이 정도면 거의 상수로 봐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변수 그룹 두번째 주자는 김기현 의원인데요. 김 의원도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습니다. 다만 자신이 주도하는 당내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를 통해 동료 의원들과 관계를 탄탄히 다져 나가고 있죠. 여러 사안에 대해 두루 입장을 밝히며 차기 당권 주자로서 인지도도 쌓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이준석 대표가 타깃이 됐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와 함께 당 지도부 투톱으로 활동했던 인연도 있지만요. 이번엔 이 대표에게 등을 돌렸는데요. 이 대표의 '양두구육(羊頭狗肉)' 발언을 비판하며 역지사지의 자세를 촉구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지난 14일, 페이스북) :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가 겪었던 갈등을 되새겨보면서 저는 다시는 그런 와류가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품어왔습니다. 지난 대선 때 저는 개고기를 판 적도 없고 양의 얼굴탈을 쓰지도 않았습니다. 사람의 머리로써 사람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을 뿐입니다.]
야당 인사로는 이재명 의원이 주 공격 대상입니다. 이 의원의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이 큰 상황이죠. 이 의원을 비판함으로써 김 의원 자신의 체급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인 듯한데요. 오늘은 이 의원을 겨냥해 "'개딸'식 팬덤 정치를 지속한다면 민주당은 언제든 또 다시 폐족의 길로 들어설 것이 자명하다"고 쏘아붙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그룹은 '미지수'인데요. 사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반강제로 소환된 인물입니다.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누가 가장 낫냐는 질문에 1위를 차지한 인물이 바로 유승민 전 의원이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나 나경원 전 의원도 앞지르는 결과인데요. 예상치 못한 여론조사 결과에 '죽음에서 돌아온 자'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결과가 다른데요. 차기 당 대표로 안 의원을 꼽은 답변이 가장 많았고요. 유 전 의원은 8%대에 그쳤습니다. 유 전 의원 본인도 이런 당심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요? 당권 도전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죠. 전국을 돌며 북콘서트를 하거나 주로 물밑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정치 현안 관련해선 지지자들이 물어볼 경우에만 대답하는 정도입니다.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유승민TV' / 7월 19일) : 지금 국민의힘에서 국회의원들이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저 용산만 쳐다보지 말고 다음 선거에 공천만 생각하지 말고 진짜 이 보수 정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그런 정치인이 국민의힘에 몇 명이라도 그 깃발을 잡고 정신을 이어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오늘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군을 살펴봤는데요. 이렇게 면면을 살펴보니 '반(反)이준석' 3명과 '친(親)이준석' 1명으로도 재분류할 수 있겠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군…상수 1명, 변수 2명, 미지수 1명 >
박준우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차기 당권 주자들도 몸을 풀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김기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죠. 본인은 의사를 밝힌 적 없지만 유승민 전 의원 얘기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오늘로써 인선이 마무리되고 이제 막 닻을 올렸죠.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이번 비대위의 성격을 '혁신형 관리 비대위원회'라고 규정했는데요. 혁신에 무게를 싣긴 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얼마나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고 어떻게 흥행을 이끌어 내느냐일 겁니다. 아직 비대위 기간이나 전당대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요.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벌써부터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눠 살펴볼까 하는데요. 각 그룹의 이름은 '상수'와 '변수' 그리고 '미지수'입니다. 출마 가능성을 기준으로 그룹 이름을 지어봤는데요. 먼저 '상수'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9일) : 국민의힘은 중도와 보수가 통합을 해서 실용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된다, 사회적인 약자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그래야 대중 정당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그런 일을 하는 데에 저는 제 역할이 있다면 저는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안철수 의원, 지난 9일 '민·당·정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입니다. 전대 출마 의사를 에둘러 나타낸 셈인데요. 기존 안 의원의 화법상 저 정도 발언이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상수로 분류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2일) :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하신 걸 보면 공식 출마 선언으로도 비쳐집니다.} 예, 저는 사실 예전부터 이 여당이라는 것이 민생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당이 되도록 개혁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왔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출마 의사를 내비친 만큼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주로 당내 상황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고 있죠. 특히 비대위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준석 대표에게 날을 세웠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2일) : 저는 이 대표가 진정으로 당을 위한다면 지금은 멈춰야 할 때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대표도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의 안전과 화합이 먼저고 그래야지만 본인도 그렇고 당도 미래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
선당후사, 이 발언을 한 시점은 지난 12일인데요. 이 대표와 안 의원은 정치권의 대표적 앙숙으로 꼽히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4월 11일) : (안철수 위원장과) 갈등관계 이런 건 아니고요. 톰과 제리 이런 것 비슷합니다. (톰과 제리 ㅎㅎ)]
그래서 이 대표가 다음 날인 13일 기자회견에서 굳이 이 말을 꺼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13일) :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서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표현은 사자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였던 삼성가노보다도 훨씬 더 근본이 없는 용어입니다.]
안 의원도 그다지 개의치 않고 쓴소리를 이어가는 분위기입니다. 광복절이었던 어제 SNS에 글을 하나 올렸죠.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분열"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독립운동의 정신으로 차분하게 스스로를 반성하고 미래를 위한 통합의 정치를 펴나가야 한다"는 이 문구, 스스로의 다짐일 수도 있지만 이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2일) : 저는 여의도 정치에서 가장 문제점이 뭐라고 보느냐면 국민은 바라보지 않고 서로 상대방만 바라보면서 서로 상대방을 두드려 눕히면 내가 이긴다고 착각하는 데서 그게 국민들이 정치 혐오가 생긴다고 보는 그런 입장이거든요.]
두번째 그룹은 '변수'입니다. 아직 출마 여부가 명확치 않지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들인데요. 대표적 인사가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10일) : 어떤 자리를 갈 때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적극적으로 고민 안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좀 고민하려고 합니다.]
나 전 의원, 당권 도전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죠.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침수 피해 복구 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존재감 부각에 나섰는데요.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1일) : (흰머리가…) 못 보던 사이에 나잇값을 좀 하네 이제~]
[나경원 지역이라 (동작에) 온 거구나]
[나경원/전 의원 (지난 11일) : 권 대표님이 신경을 써주셔서 (딱 보니까 나경원 아니면 바꿀라 그랬지)]
하지만 여전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 중입니다. 출마를 할지 말지 정확한 대답을 재촉하면 어느새 또 한 발 물러나는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고 하기 싫다고 또 안 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당 상황이나 또 정말 우리가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뭐 꼭 지금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 그렇게 크게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뭐 제가 원외에도 있고요. 그래서 조금 더 지켜보겠습니다, 상황을.]
그러면서도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있죠. '이준석 때리기'는 이번 당권 주자 후보군들의 공통 과제라도 되는 걸까요? 나 전 의원도 이 대표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런데 정치인은 해야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될 말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제의 전체적인 기자회견은 지나쳤다라는 생각이고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이XX 발언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서도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죠. 지난해 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자신과 이 대표 간 벌어졌던 설전의 기억을 소환했는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럼 거꾸로 이 점은 어떻게 보세요. 아무튼 이준석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서 이 XX 저 XX 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옛날에 당대표 선거할 때 이준석 대표가 옛날에 안철수 그 당시 이제 바른미래당 안에서 손학규 대표도 쫓아내고 그런 일 했잖아요. 그러니까 안철수 그 당시, 그 당시 대표였는지 뭔지 모르겠는데 (안철수 의원)한테 또 그런 하여간 막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거를 문제를 삼았더니 사담으로 한 거니까 괜찮다고 본인이 그랬어요. 그 기억이 나더라고요.]
나 전 의원이 언급한 부분, 바로 이 장면입니다.
[나경원/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해 6월 1일) : 안철수 지금 대표에 대해서 매우 심한 말씀을 하셨다가…]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해 6월 1일) : 제가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했던 발언은 사석에서의 발언이었고, '안철수 대표가 그렇게 하면은 'ㅂㅅ' 되는 거지'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나 전 의원, 당이 위기를 자처한 데 대해 고개를 숙이며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는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이준석 대표 폭탄이 떨어졌는데요. 그래서 좀 너무 아쉽고 국민들께 죄송하고요. 지금부터 다시 심기일전해서 좀 뛸 수 있게 많이 좀 또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자신이 국민의힘을 대표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전한 사과 같습니다. 나 전 의원을 변수로 분류하긴 했지만 사실 이 정도면 거의 상수로 봐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변수 그룹 두번째 주자는 김기현 의원인데요. 김 의원도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습니다. 다만 자신이 주도하는 당내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를 통해 동료 의원들과 관계를 탄탄히 다져 나가고 있죠. 여러 사안에 대해 두루 입장을 밝히며 차기 당권 주자로서 인지도도 쌓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이준석 대표가 타깃이 됐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와 함께 당 지도부 투톱으로 활동했던 인연도 있지만요. 이번엔 이 대표에게 등을 돌렸는데요. 이 대표의 '양두구육(羊頭狗肉)' 발언을 비판하며 역지사지의 자세를 촉구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지난 14일, 페이스북) :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가 겪었던 갈등을 되새겨보면서 저는 다시는 그런 와류가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품어왔습니다. 지난 대선 때 저는 개고기를 판 적도 없고 양의 얼굴탈을 쓰지도 않았습니다. 사람의 머리로써 사람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을 뿐입니다.]
야당 인사로는 이재명 의원이 주 공격 대상입니다. 이 의원의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이 큰 상황이죠. 이 의원을 비판함으로써 김 의원 자신의 체급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인 듯한데요. 오늘은 이 의원을 겨냥해 "'개딸'식 팬덤 정치를 지속한다면 민주당은 언제든 또 다시 폐족의 길로 들어설 것이 자명하다"고 쏘아붙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그룹은 '미지수'인데요. 사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반강제로 소환된 인물입니다.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누가 가장 낫냐는 질문에 1위를 차지한 인물이 바로 유승민 전 의원이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나 나경원 전 의원도 앞지르는 결과인데요. 예상치 못한 여론조사 결과에 '죽음에서 돌아온 자'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결과가 다른데요. 차기 당 대표로 안 의원을 꼽은 답변이 가장 많았고요. 유 전 의원은 8%대에 그쳤습니다. 유 전 의원 본인도 이런 당심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요? 당권 도전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죠. 전국을 돌며 북콘서트를 하거나 주로 물밑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정치 현안 관련해선 지지자들이 물어볼 경우에만 대답하는 정도입니다.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유승민TV' / 7월 19일) : 지금 국민의힘에서 국회의원들이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저 용산만 쳐다보지 말고 다음 선거에 공천만 생각하지 말고 진짜 이 보수 정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그런 정치인이 국민의힘에 몇 명이라도 그 깃발을 잡고 정신을 이어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오늘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군을 살펴봤는데요. 이렇게 면면을 살펴보니 '반(反)이준석' 3명과 '친(親)이준석' 1명으로도 재분류할 수 있겠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군…상수 1명, 변수 2명, 미지수 1명 >
박준우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차기 당권 주자들도 몸을 풀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김기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죠. 본인은 의사를 밝힌 적 없지만 유승민 전 의원 얘기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오늘로써 인선이 마무리되고 이제 막 닻을 올렸죠.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이번 비대위의 성격을 '혁신형 관리 비대위원회'라고 규정했는데요. 혁신에 무게를 싣긴 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얼마나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고 어떻게 흥행을 이끌어 내느냐일 겁니다. 아직 비대위 기간이나 전당대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요.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벌써부터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눠 살펴볼까 하는데요. 각 그룹의 이름은 '상수'와 '변수' 그리고 '미지수'입니다. 출마 가능성을 기준으로 그룹 이름을 지어봤는데요. 먼저 '상수'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차기 당권 주자들도 몸을 풀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김기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죠. 본인은 의사를 밝힌 적 없지만 유승민 전 의원 얘기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오늘로써 인선이 마무리되고 이제 막 닻을 올렸죠.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이번 비대위의 성격을 '혁신형 관리 비대위원회'라고 규정했는데요. 혁신에 무게를 싣긴 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얼마나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고 어떻게 흥행을 이끌어 내느냐일 겁니다. 아직 비대위 기간이나 전당대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요.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벌써부터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눠 살펴볼까 하는데요. 각 그룹의 이름은 '상수'와 '변수' 그리고 '미지수'입니다. 출마 가능성을 기준으로 그룹 이름을 지어봤는데요. 먼저 '상수'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