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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World Now] 바다로 못 돌아간 센강 '벨루가', 이송 중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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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북극해 대신 프랑스 센강까지 흘러들어와 시름시름 앓았던 흰고래 '벨루가'.

구조대원들이 벨루가를 그물로 조심스럽게 들어 올린 뒤 미리 준비한 냉장차량으로 옮깁니다.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다시 바다로 무사히 돌아가길 응원했던 벨루가가 결국 이송 작업 도중 숨졌습니다.

프랑스 북부 칼바도스 주 당국은 현지시간 10일 트위터를 통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구조 작전을 펼치던 중 고래가 죽었다는 소식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파리에서 서쪽으로 70㎞가량 떨어진 생피에르라가렌 수문에 갇혀있던 벨루가는 위스트레암 항구 인근 염수 유입 유역으로 트럭에 실려 이송되던 중 상태가 나빠져 결국 안락사 됐습니다.

수의사와 잠수부, 소방대원, 경찰 등으로 꾸려진 구조대는 지난 9일 저녁부터 길이가 4m, 무게가 800㎏에 달하는 벨루가를 구조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잠수부 10여 명을 투입해 벨루가를 그물에 안착시키는 데만 6시간 가까이 걸렸고, 다음날 새벽 4시가 돼서야 크레인을 이용해 벨루가를 물 밖으로 꺼낼 수 있었습니다.

벨루가는 수의사들에게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특수 냉장 트럭으로 옮겨졌는데 아주 느린 속도로 항구로 이동하던 중 호흡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벨루가와 동행했던 수의사 플로랑스 올리베 쿠르투아는 "이동하는 중에 공기가 부족해 벨루가가 눈에 띄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벨루가가 위스트레암 항구에 도착하면 우리 안에 넣어놓고 비타민 등을 투약해 건강을 회복하면 바다로 돌려보낼 계획이었습니다.

지난 2일 센강에서 처음 발견된 벨루가는 뼈가 겉으로 드러날 정도로 영양실조 상태였지만, 얼린 음식이나 살아있는 먹이를 줘도 모두 거부했습니다.

구조 활동을 도왔던 환경단체 시셰퍼드 프랑스지부는 벨루가가 전염병에 걸렸다는 징후는 없었지만, 소화기관이 활동을 멈춰 음식을 먹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셰퍼드 프랑스지부는 트위터에 "이번 이송 작전은 위험했지만 죽을 위기에 처한 벨루가에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것은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정연 기자(hotpe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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