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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전쟁 같았다" 美독립기념일 총기난사 6명 사망...20대男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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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삼촌 "평소 조용한 아이"

20여발 총성, 수백 명 혼비백산

잠시 가족 만나러 왔다가 참변

부상자 30여명 중 어린이 중상자도


미국에서 4일(현지시간)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총격은 하이랜드파크에서 오전 10시쯤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시작된 지 10여 분 뒤에 일어났다. 하이랜드파크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약 40㎞ 떨어진 부유한 마을이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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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하이랜드파크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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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찰은 20대 백인 남성을 유력 용의자로 붙잡아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건물 옥상에서 고성능 소총을 이용해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들은 현지 언론에 20발 이상의 총성이 들렸고, 행사장에 있던 시민 수백 명이 혼비백산해 도망쳤다고 증언했다. 특히 이번 퍼레이드에선 어린이 자전거 대회가 부대 행사로 열려 가족 단위의 참가자가 많았다.

5살 아들과 함께 현장에 있었던 지나 트로이아니는 AP통신에 "처음엔 (총 소리가) 불꽃놀이 소리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총격범'이라고 외쳐 아들과 도망쳤다"며 "부모들이 유모차는 버리고 아이만 안고 대피하거나 헤어진 가족을 찾는 등 현장은 혼돈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시민 폴 체슬러(75)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전쟁터 같았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다 피해자 치료를 도운 산부인과 의사 데이비드 바움(64)은 NYT에 "전쟁터에서 볼 수 있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부상을 목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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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하이랜드파크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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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에 따르면 이번 총격 사건으로 5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1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행사장에 있다가 목숨을 잃은 니콜라스 톨레도(78)는 1980년대 멕시코에서 하이랜드파크로 이주해 30년간 거주 후 멕시코로 돌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하이랜드파크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잠시 왔다가 변을 당했다. 가족은 "다정한 아버지이자 할아버지를 잃어 충격"이라고 전했다.

부상자의 연령대는 8~85세이며 어린이 부상자 4~5명 중 1명은 중상을 입었다. 현장 거리에 떨어진 피와 흩어진 의자·자전거·장난감·담요 등이 당시의 참혹함을 알려준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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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에 따르면 경찰은 22세 백인 남성 로버트 E. 크리모 3세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체포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시카고 외부 고속도로에서 발견해 짧은 추격전 끝에 충돌없이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크리모 3세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하고 범행 동기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크리모 3세의 삼촌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평소 조용하고 대체로 혼자 있는 아이로 폭력적이거나 걱정을 끼치는 행동을 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CNN은 크리모 3세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직 상태였으며 그간 온라인엔 폭력적인 내용의 영상물을 게시해왔다고 보도했다. NBC뉴스는 그가 래퍼로도 활동했으며 최근 발매한 곡과 뮤직비디오에 총격 살인에 대한 묘사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그의 아버지는 과거 하이랜드파크 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경험이 있는 지역 유지라고 덧붙였다.

이번 총격 사건 직후 에번스턴·스코키· 워키건 등 일리노이 도시 상당수가 독립기념일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고 NYT는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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