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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세계 속 한류

BTS도 여기 통해 美 진출했다…올해 뜰 K팝 아티스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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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너 거기 팔 각도가 틀렸잖니?” “표정을 이렇게 해봐, (아이브의) 원영처럼”

2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선 ‘K팝 춤바람’이 벌어졌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K팝 혼성그룹 랄라리(LALARAY)의 지도에 따라 르세라핌 ‘피어리스’ 안무를 배우려는 50여명의 미국 젠지(Z세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표정 연기까지 챙기며 따라가는 현직 아이돌 못지않은 실력자가 있는가 하면, 이마에 맺힌 땀을 손부채질하며 고군분투하는 초보자도 있었다. 참여자 중 한국인 또는 한국계 미국인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K팝 댄스 ‘일타강사’로 나선 랄라리도 멕시코·베트남·중국·대만계 미국인으로 구성됐다. 모두 영어로 소통하지만, 이들의 ‘진짜 공용어’는 K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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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행사 참가자들이 랄라리 구호에 맞춰 르세라핌 안무를 따라하고 있다.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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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모인 이유는 CJ ENM의 ‘케이콘(KCON) 2022 프리미어 뷰잉 파티 인 LA’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같은 시간 시카고 로즈몬드 씨어터에서 ‘케이콘 2022 프리미어 인 시카고’ 콘서트가 개최되는데, 이를 기념해 LA에서도 K팝을 즐기는 행사가 마련된 것이다. 약 2000㎡(약 606평) 규모 행사장에 댄스홀, 포토존, 굿즈 판매대 등이 준비됐다.

시카고 공연이 시작되자, LA 행사장 조명도 현란하게 움직였다. 지난 4월 방탄소년단(BTS)이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열면서 도시 전체를 테마파크로 만든 것처럼,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참여형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게 요즘 K팝 공연의 트렌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K컬처 이벤트인 케이콘 사전 행사가 미국 2개 도시에서 동시에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도시 연결 방식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공연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 2년간 2245만명 K팝 팬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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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행사장 한켠에는 팬들이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포토월이 준비됐다.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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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K팝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팬데믹 ‘집콕’ 시기에 K팝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하고, 안무와 패션을 따라하는 팬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김성범 CJ ENM 컨벤션기획팀 팀장은 “코로나19로 공연업계의 손발이 꽁꽁 묶인 기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가 됐다”며 “올해는 K팝 해외 공연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팝, 음악·춤·비주얼 하나 되는 종합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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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리 멤버가 LA 행사장에 마련된 포토부스에서 해시태그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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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기술의 발전도 성장에 보탬이 됐다. 이날 LA 행사에 참여한 팬들은 시카고에서 공연 중인 아티스트와 이원 생중계를 통해 소통하는 기회도 얻었다. 시카고에서 사회를 본 비투비(BTOB) 서은광과 엔믹스(NMIXX) 해원이 LA 행사장을 비추자, 두 도시에 모인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동시에 환호했다. 이날 공연엔 비투비, 크래비티(CRAVITY), 엔믹스가 출연해 무대를 꾸몄고, 21일(현지시간)엔 비투비, 스테이씨(STAYC), 티오원(TO1)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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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남성 아이돌 크래비티가 '케이콘 2022 프리미어 인 시카고'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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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좀처럼 집에 가질 못했다. 이들은 포토존에 비치된 사인펜으로 ‘방탄소년단’ 등 좋아하는 그룹명을 적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K팝의 뜨거운 인기에 대해 랄라리 리더 에디(23)는 “K팝만큼 음악과 안무, 의상, 헤어·메이크업, 뮤직비디오 등 모든 요소가 한데 어우러지는 장르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다른 음악과 차별화가 뚜렷한 종합 예술”이라고 말했다. 에디는 2018년 MBC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나인틴’에 참가할 정도로 열성 K팝 팬이다.



BTS, 트와이스도 케이콘 통해 해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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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콘은 지난 10년 신인 아티스트 해외 진출 등용문 역할을 해 왔다. BTS가 미국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2014년 LA 케이콘 때부터라고 ‘BTS 읽기’ 저자 김영대, 빌보드 팝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 등은 분석한다. 지난달 일본 도쿄돔 3회 연속 공연 기록을 세운 걸그룹 트와이스가 일본에서 처음 선 무대도 케이콘이다. 반대로 JYP가 일본에 선보인 걸그룹 니쥬는 올해 서울 케이콘에 등장하면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났다.

올해는 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면서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CJ ENM에 따르면 지난 7~8일 서울을 시작으로 14~15일 일본 도쿄, 20~21일 미국 시카고와 LA까지 3주에 걸쳐 열린 행사 현장에 5만여 관객이 모였다. 여러 온라인 채널을 통해 케이콘 사전 행사를 즐긴 유ㆍ무료 관객은 전 세계 171개 지역 600만여명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티빙을 통해 생중계됐다.

CJ ENM은 앞으로도 단독 콘서트 개최가 어려운 신인 K팝 아티스트를 발굴해 해외에 소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범 팀장은 “BTS뿐 아니라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몬스타엑스 등 다수의 글로벌 K팝 아이돌이 케이콘을 거쳐 갔다”며 “앞으로 케이콘은 K팝을 포함해 다양한 한국의 중소기업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K산업 선봉장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은 오는 8월 LA, 10월 도쿄에서 케이콘을 개최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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