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바닷속 폐그물은 넘치는데…수거 대신 '몰래 폐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앞바다에 버려진 폐그물과 폐어망입니다. 조업하다 끊어지거나 일부러 버린 건데, 질긴 합성섬유로 만들어져서 분해에 수백 년이 걸리고, 떠다니는 그물에 수많은 물고기가 걸려 죽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어획량이 줄어서 생기는 손실액이 매년 3,800억 원에 이를 정도라는데, 바다 폐그물 문제를 홍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선원들이 바닷속에 버려진 폐그물과 통발을 기계로 건져 올립니다.

어민들이 조업하다가 유실되거나 버린 것들인데 수거하지 않아, 정부와 지자체가 하고 있습니다.

[김태준/청항선 선장 : (대개) 폐그물이라든지 폐어망. 지금은 좀 많이 깨끗한 편인데 날씨가 안 좋으면 아주 많은 경우가 있죠.]

직접 폐그물을 가져오는 어민들도 있지만, 처리는 간단치 않습니다.

육지에서 가까운 연안에서 발생한 폐어구는 관할 지자체가 처리해주지만, 40km 이상 먼바다에서 발생한 건 해양수산부 소관이어서 부산 한 곳에서만 받아줍니다.

목포, 제주 등 다른 해역에서 조업을 마친 배도 부산까지 폐어구를 싣고 오라는 건데,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선장 : 한번 출항하면 4~5일 작업해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계속 쌓이는 게 5톤 차 한 차 분량은 충분히 되는 것 같아요. 물속에 폐기할 수밖에 없어요.]

폐어구를 가져오는 어민에게 200L당 2만 원 정도를 보상해준다지만 유인 효과는 미미합니다.

[최성웅/대형기선저인망수협 사업지원팀 계장 : 여의치 않은 분들은 트럭이나 차량을 통해서 (쓰레기를 싣고) 부산으로 오고 있는데 부가적인 비용도 발생하고….]

폐어구 처리 시설 확충도 방법인데 주변 상인과 주민 반대가 심합니다.

[해수부 관계자 : 고기 내리면서 쓰레기도 같이 내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그 어시장이나 위판장의 협조를 받아야 돼요]

전문가들은 어구 실명제를 도입해 그물 사용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불법 어구 사용을 막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홍선욱/해양환경단체 '오션' 대표 : 유실신고제 이런 것들을 도입할 경우에도 효과가 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어구에 허용된 사용량보다 더 많이 쓰는 등 불법 어업을 막아야지 가장 효과적으로….]

국내 바다에 버려지는 폐어구는 한 해 평균 3만 6천 톤, 전체 해양 폐기물의 4분의 1을 넘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자료제공 : 대형기선저인망수협·해양탐사그룹 팀부스터)
홍승연 기자(redcarrot@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