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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명 측근 7인회 “임명직 안 맡는다”…586 용퇴론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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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경기 성남 상대원시장을 찾아 즉석연설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후보는 유년시절부터 가족이 터 잡고 살았던 성남 지역 유세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길게 얘기했다. 특히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제 어머니도, 형님도 떠났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젠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 아픈 상처를 그만 좀 헤집어 달라”고 말할 땐 흐느꼈다.

상대원시장 일정엔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동행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에 앞서 단상에 올라 “이 후보를 틀림없이 지지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자 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를 ‘노 저어본 사공’에 빗대 “코로나 위기라는 강을 건너야 하는 데 사공 중에 노를 저어본 경험이 있는 사공을 선택하느냐, 한 번도 노를 저어본 적이 없는 사공을 선택하느냐는 여러분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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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열린 ‘경기 지역 공약발표’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 앞으로 더 잘할 뿐만 아니라, 많이 부족했다는 사과의 말씀을 겸해서 인사를 드릴까 한다”면서 예정에 없던 사과의 큰절을 했다.

큰절을 마친 이 후보는 “(민주당이) 국민께서 기대하시는 바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개혁·진보 세력의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는 ‘공정’의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로남불’을 언급하며 “저는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집단은 이랬으니 우리가 더 낫지 않냐’는 생각은 옳지 않다”며 “정말로 겸허한 자세로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맡겨진 권한을 행사하려 했는지, 의도와 다르게 그 뜻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의 큰절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이 후보 사과 직후엔 이 후보 측근인 ‘7인회’ 의원들이 나섰다. 정성호·김병욱·김영진·임종성·문진석·김남국 의원은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부에서도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진영 인사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며 “앞으로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한다. 오롯이 능력 중심의 인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우리 정부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다시 돌아오고,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국정운영의 세력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에서 국민의 선택 없는 임명직은 일절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7인회’ 회견엔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규민 전 의원은 불참했다.

이날 ‘7인회’의 임명직 고사 선언은 문재인 정부의 ‘내편 인사’를 겨냥한 차별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선 향후 ‘세대교체론’에 힘이 실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83학번 출신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586 용퇴론’을 언급하며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 본인이 무릎을 꿇고 측근들은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당 쇄신을 요구했다. 이젠 다른 의원들이 응답해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오현석·남수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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