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번호판 없이 달리는 오토바이들 때문에 불안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사고라도 내면 차만 버리고 운전자는 도망가고, 잡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운전자가 대부분 외국인이라는데, 무슨 상황인 건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재진 앞으로 온 사진입니다.
도로 위 승용차가 있고 그 뒤로 오토바이가 보이는데, 번호판이 없습니다.
제보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런 광경을 봐서 불안하다는데,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제보자 : 매일이죠 매일. 출근할 때나 퇴근할 때 두세 번씩은 위험한 상황이 생겨요.]
해당 위치로 가보니 전남의 한 국가산업단지 인근입니다.
동네에선 이미 다들 아는 얘기라고 말합니다.
[상인 : 불법이 많죠. 사고 나면 차를 버리고 그냥 도망가요. 저희도 몇 번 있죠. 살짝 긁어 놓고 도망가 버리면 못 잡아요.]
이른 아침에 도로에 한 번 나와봤습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7시 반 정도인데요.
지금 저희 취재차량 앞에도 오토바이 한 대가 보이는데 두 명이 타고 있고, 번호판은 역시 없습니다.
번호판을 달지 않은 채 화물차 옆으로도, 좁은 농로도, 빗길도 달립니다.
헬멧을 안 쓴 사람도 여기저기서 보이고 도로 위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누가 타는 건지 물어봤습니다.
[산업단지 A업체 관리인 : 다 외국인 근로자. 이 동네 다 그래요. 겉에 서 있는 오토바이는 다 무등록. 90% 이상이라고 보시면 돼요.]
단지에선 어디에서든 오토바이가 줄 세워져 있고, 무등록, 무면허 운전을 단속한다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이런 현수막은 도로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보시다시피 한국어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언어로 쓰여있습니다.
그런데 산업단지에서 일한다는 한 남성이 다가와 이렇게 말합니다.
[오토바이 아침에 보면요. 수천 대가 가는데 다 넘버가 없어요. 근데 그런 거 취재하면 안 돼요. 취재해 버리면 문 닫아야 해. 불법 애들이 반이 넘어 버리니까.]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외국인 중 상당수가 불법 체류자라, 다들 알지만 그냥 둔다는 겁니다.
[산업단지 B업체 관계자 : 관광비자로 들어왔다가 안 나가면 불법이잖아요. 시간당 5천원 더 준다고 하면 외국인들은 무조건 옮겨와요, 돈 벌러 왔기 때문에.]
퇴근하던 외국인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스리랑카인 노동자 : (넘버판이 없어서요.) 이거 어떻게 만들어요?]
방법을 모른다며 오히려 취재진에게 되묻습니다.
[스리랑카인 노동자 : 비자 없으니까 안 물어봐요. 어떻게 누구한테 물어봐요? 우리 몰라요.]
이들은 회사 기숙사나 근처 원룸에 주로 거주합니다.
원룸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와 봤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한 원룸 건물의 주차장인데요.
이쪽을 보시면 오토바이가 상당히 많이 주차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번호판이 있는 건 단 한 대도 없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 (운전하고 계신 오토바이 번호가 없어서요.) 네, 알았습니다. 한국말 몰라요.]
[캄보디아인 노동자 : (넘버가 없어서요.) 네, 알아요. 알아요. 지금 음식 사러 왔어요.]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이더라도 보험료나 면허 시험에 어려움을 느껴서 결국 불법으로 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박경도/오토바이매장 운영 : 등록하고 싶어 하는데 설명해주면 말도 대부분 안 통하기도 하고. 책임보험료가 기본적으로 50만원이 넘고 면허시험의 경우 (영암에서) 나주까지 가야 해요.]
경찰은 외국인들이 면허 시험을 볼 수 있게 지원하고, 불법체류자의 경우 적발 시 출입국관리소로 인계한다고 했습니다.
올해 확인된 불법체류자는 지금까지 21명입니다.
[박관준/영암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장 : 경찰서에서 (군청과) 합동으로 월 1회 단속 중이며 순찰근무 중에도 바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올 4월부터 총 2회에 걸쳐 외국인 근로자 14명에게 (하루에 필기부터 실기까지) 면허를 취득하게 지원했습니다.]
마을 주민은 철저하게 관리해달라고 말합니다.
[김성태/전남 영암군 당두마을 이장 : 지역민들이 사고를 당하면 뒷책임을 누가 지어주는 거예요? 그냥 도망갑니다. 비일비재해요. 신호가 떨어져도 차가 안 오면 그냥 지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런 걸 적극적으로 단속을 해줘야…]
늘 그래 왔다는 방심 속에 도로엔 어느새 조금씩 질서가 사라졌습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지켜만 본다면 규칙과 안전마저 흔들릴 겁니다.
이예원 기자 , 이지수,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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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 없이 달리는 오토바이들 때문에 불안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사고라도 내면 차만 버리고 운전자는 도망가고, 잡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운전자가 대부분 외국인이라는데, 무슨 상황인 건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재진 앞으로 온 사진입니다.
도로 위 승용차가 있고 그 뒤로 오토바이가 보이는데, 번호판이 없습니다.
제보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런 광경을 봐서 불안하다는데,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제보자 : 매일이죠 매일. 출근할 때나 퇴근할 때 두세 번씩은 위험한 상황이 생겨요.]
해당 위치로 가보니 전남의 한 국가산업단지 인근입니다.
동네에선 이미 다들 아는 얘기라고 말합니다.
[상인 : 불법이 많죠. 사고 나면 차를 버리고 그냥 도망가요. 저희도 몇 번 있죠. 살짝 긁어 놓고 도망가 버리면 못 잡아요.]
이른 아침에 도로에 한 번 나와봤습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7시 반 정도인데요.
지금 저희 취재차량 앞에도 오토바이 한 대가 보이는데 두 명이 타고 있고, 번호판은 역시 없습니다.
번호판을 달지 않은 채 화물차 옆으로도, 좁은 농로도, 빗길도 달립니다.
헬멧을 안 쓴 사람도 여기저기서 보이고 도로 위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누가 타는 건지 물어봤습니다.
[산업단지 A업체 관리인 : 다 외국인 근로자. 이 동네 다 그래요. 겉에 서 있는 오토바이는 다 무등록. 90% 이상이라고 보시면 돼요.]
단지에선 어디에서든 오토바이가 줄 세워져 있고, 무등록, 무면허 운전을 단속한다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이런 현수막은 도로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보시다시피 한국어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언어로 쓰여있습니다.
그런데 산업단지에서 일한다는 한 남성이 다가와 이렇게 말합니다.
[오토바이 아침에 보면요. 수천 대가 가는데 다 넘버가 없어요. 근데 그런 거 취재하면 안 돼요. 취재해 버리면 문 닫아야 해. 불법 애들이 반이 넘어 버리니까.]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외국인 중 상당수가 불법 체류자라, 다들 알지만 그냥 둔다는 겁니다.
[산업단지 B업체 관계자 : 관광비자로 들어왔다가 안 나가면 불법이잖아요. 시간당 5천원 더 준다고 하면 외국인들은 무조건 옮겨와요, 돈 벌러 왔기 때문에.]
퇴근하던 외국인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스리랑카인 노동자 : (넘버판이 없어서요.) 이거 어떻게 만들어요?]
방법을 모른다며 오히려 취재진에게 되묻습니다.
[스리랑카인 노동자 : 비자 없으니까 안 물어봐요. 어떻게 누구한테 물어봐요? 우리 몰라요.]
이들은 회사 기숙사나 근처 원룸에 주로 거주합니다.
원룸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와 봤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한 원룸 건물의 주차장인데요.
이쪽을 보시면 오토바이가 상당히 많이 주차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번호판이 있는 건 단 한 대도 없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 (운전하고 계신 오토바이 번호가 없어서요.) 네, 알았습니다. 한국말 몰라요.]
[캄보디아인 노동자 : (넘버가 없어서요.) 네, 알아요. 알아요. 지금 음식 사러 왔어요.]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이더라도 보험료나 면허 시험에 어려움을 느껴서 결국 불법으로 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박경도/오토바이매장 운영 : 등록하고 싶어 하는데 설명해주면 말도 대부분 안 통하기도 하고. 책임보험료가 기본적으로 50만원이 넘고 면허시험의 경우 (영암에서) 나주까지 가야 해요.]
경찰은 외국인들이 면허 시험을 볼 수 있게 지원하고, 불법체류자의 경우 적발 시 출입국관리소로 인계한다고 했습니다.
올해 확인된 불법체류자는 지금까지 21명입니다.
[박관준/영암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장 : 경찰서에서 (군청과) 합동으로 월 1회 단속 중이며 순찰근무 중에도 바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올 4월부터 총 2회에 걸쳐 외국인 근로자 14명에게 (하루에 필기부터 실기까지) 면허를 취득하게 지원했습니다.]
마을 주민은 철저하게 관리해달라고 말합니다.
[김성태/전남 영암군 당두마을 이장 : 지역민들이 사고를 당하면 뒷책임을 누가 지어주는 거예요? 그냥 도망갑니다. 비일비재해요. 신호가 떨어져도 차가 안 오면 그냥 지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런 걸 적극적으로 단속을 해줘야…]
늘 그래 왔다는 방심 속에 도로엔 어느새 조금씩 질서가 사라졌습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지켜만 본다면 규칙과 안전마저 흔들릴 겁니다.
이예원 기자 , 이지수,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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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번호판 없이 달리는 오토바이들 때문에 불안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사고라도 내면 차만 버리고 운전자는 도망가고, 잡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운전자가 대부분 외국인이라는데, 무슨 상황인 건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재진 앞으로 온 사진입니다.
도로 위 승용차가 있고 그 뒤로 오토바이가 보이는데, 번호판이 없습니다.
제보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런 광경을 봐서 불안하다는데,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번호판 없이 달리는 오토바이들 때문에 불안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사고라도 내면 차만 버리고 운전자는 도망가고, 잡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운전자가 대부분 외국인이라는데, 무슨 상황인 건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재진 앞으로 온 사진입니다.
도로 위 승용차가 있고 그 뒤로 오토바이가 보이는데, 번호판이 없습니다.
제보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런 광경을 봐서 불안하다는데,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