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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시간이 흘러도 기품있는 여배우 이경진, 그의 시계에는 바늘이 없다 [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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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동그란 눈, 오뚝 선 콧날, 도톰한 입술. 오목조목한 이목구비가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다. 가장 한국적인 매력의 소유자 이경진(57)이다.

그는 1974년 MBC 공채 탤런트 7기로 데뷔한 후 귀여운 매력과 청순한 분위기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누구나 한 번쯤 그를 아내로, 며느리로 삼고 싶었다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원조 ‘국민 며느리’쯤 되겠다.

이경진은 탤런트로 데뷔한 후 TV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현재까지도 1년에 한 작품 이상 출연하고 있는 다작 배우다. 데뷔 초 연속극 위주로 활동을 이어가며 특집극이나 단막극에도 출연하는 등 데뷔 이후 긴 공백기 없이 연기를 이어오기도 했다.

그는 1981년 제17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신인연기상을 수상하고 1983년에는 제1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최우수연기상을 타게 된다. 짧은 시간 동안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신인상을 수상한 지 2년만에 최우수연기상을 탔다는 사실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탄탄하게 다져온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김경진은 현재까지 큰 무리 없이 연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997년 MBC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에서는 송승헌의 생모로, 2001년 SBS 미니시리즈 ‘아름다운 날들’에서는 류시원의 어머니 역할을 맡는 등 당대 핫한 스타들의 어머니로 등장해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도맡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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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진에게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여린 이미지’가 공존한다. 이런 매력은 그가 오랜 시간 TV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 종횡무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아울러 그는 흰 도화지 같은 매력이 있어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시크한 숏 컷과 미니멀한 무채색 의상은 이경진만의 세련되고 우아한 매력을 드러내 중산층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는가 하면, 짧은 파마머리와 원색의 일상복을 착용한 그는 큰 괴리감 없이 다소 촌스러운 ‘우리네 어머니’를 표현했다.

이경진은 데뷔 이후 연기활동을 이어가다 돌연 1986년 1월 미국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귀국해 방송활동을 이어갔다. 또한 최근 그는 KBS 2TV ‘비타민’ 완치의 비밀-유방암 편에 출연해 2012년 유방암에 걸린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암을 고치려면 운동을 많이 해야 했는데 아파서 하고 싶은 운동을 마음껏 하지 못했다”며 “실내에서 신나는 음악도 듣고 기분도 좋아지는 운동을 찾다 보니 라틴 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완치 비결을 밝혔다.

인생에 굴곡이 없는 이가 어디 있겠는가. 이경진에게도 여자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몇 번 찾아왔고 그는 그만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극복해내 깊은 내공의 연기로 승화시켰다. 고통이 찾아온 순간에도 그는 어김없이 자신의 친정과 같은 TV 드라마를 찾은 것.

오늘도 그는 여배우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TV 드라마 속 역할에 녹여내 시청자들의 마음 한 켠을 자극하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세월도 비껴간 단아한 외모에 위기를 곧 기회로 받아들인 긍정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는 여배우 이경진. 그는 여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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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사진작가 김상근, SBS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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