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가운데 특히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있는 20대 청년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힘든 현실 속에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품을 수 없다는 청년들을, 박병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한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27살 이충원 씨.
지난해 서울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뒤 50곳 넘게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이충원/27세 : 선배님들한테 '아 취업시장 힘들다 힘들다' 막 이런 얘기 들으면서 '뭐 얼마나 힘들까?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했는데 아 그게 아니더라고요.]
지난 2년간 인턴만 두 번째.
그조차도 수십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가능합니다.
[한경애/어머니 : (지난해 인턴도) 197대 1이었대요. 그만큼 경기가 안 좋으니까 청년들이 아무 곳이나 있으면 들어가야 해요.]
이 세 청년은 올해 초만 해도 항공사 승무원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여덟 달째 임금을 못 받다가 지난달 정리해고됐습니다.
중소기업 수십 곳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재취업에 실패했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버텨 가고 있습니다.
[정기호/27세 (가명) : 음식 같은 거 배달하고 밤 12시 되면 목욕탕 청소 아르바이트 이런 게 있거든요. 그리고 세차장 아르바이트도 해봤어요.]
통장의 잔고는 바닥나고 생활비는 부족하니 굶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김민수/27세 (가명) : 김밥 한 줄 먹고, 하루에 많이 먹어야 두 끼 먹고.]
통계청 조사를 보면 지난달 29세 이하 고용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만 명이 감소해 전 연령층에서 가장 심각합니다.
실업급여 수급자 역시 20대가 전 연령층에서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단돈 3천 원에 양껏 먹을 수 있는 한 청년 식당.
이곳에서 만난 취업 준비 대학생들 역시 끼니를 거르는 일이 잦다고 말합니다.
[송인나/대학생 : 한 달 내내 먹으면 아르바이트 벌이로 충당이 안 되죠. 네. 하루에 한 끼, 두 끼밖에 안 먹어요.]
문제는 끼니를 줄여가며 돈을 아껴도 학비나 생활비, 월세를 충당하려고 빚까지 지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 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도 20대였고, 연체율 역시 20대가 가장 높았습니다.
[박강원/29세 (가명·신용불량) : '어떻게든 갚으면 되겠지'라고 좀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사람이 신용불량이 되면 할 수 있는 게 정말 없어요.]
그렇게 힘든 현실 속에서 꿈과 희망조차 포기하게 됩니다.
[박강원/29세 (가명·신용불량) : (어떤 게 꿈이에요?) 뭐 할 수 있는 여건들이 없다 보니까 네, 꿈이라는 것은 사치죠.]
올해 우울증 진료를 받은 20대가 60대 다음으로 많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시도한 경우는 20대가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김현수/의사 (서울시 코로나19 심리지원단장) : '나의 미래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과 만나게 되면 극단적인 생각들을 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호주나 일본처럼 대면이나 전화를 꺼리는 20대 특성을 고려해 SNS 상담으로 심리 치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또 경기 침체기 구직 청년들은 이후 10년 넘게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는 만큼 청년 일자리에 대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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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가운데 특히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있는 20대 청년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힘든 현실 속에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품을 수 없다는 청년들을, 박병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한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27살 이충원 씨.
지난해 서울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뒤 50곳 넘게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이충원/27세 : 선배님들한테 '아 취업시장 힘들다 힘들다' 막 이런 얘기 들으면서 '뭐 얼마나 힘들까?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했는데 아 그게 아니더라고요.]
지난 2년간 인턴만 두 번째.
그조차도 수십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가능합니다.
[한경애/어머니 : (지난해 인턴도) 197대 1이었대요. 그만큼 경기가 안 좋으니까 청년들이 아무 곳이나 있으면 들어가야 해요.]
이 세 청년은 올해 초만 해도 항공사 승무원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여덟 달째 임금을 못 받다가 지난달 정리해고됐습니다.
중소기업 수십 곳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재취업에 실패했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버텨 가고 있습니다.
[정기호/27세 (가명) : 음식 같은 거 배달하고 밤 12시 되면 목욕탕 청소 아르바이트 이런 게 있거든요. 그리고 세차장 아르바이트도 해봤어요.]
통장의 잔고는 바닥나고 생활비는 부족하니 굶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김민수/27세 (가명) : 김밥 한 줄 먹고, 하루에 많이 먹어야 두 끼 먹고.]
통계청 조사를 보면 지난달 29세 이하 고용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만 명이 감소해 전 연령층에서 가장 심각합니다.
실업급여 수급자 역시 20대가 전 연령층에서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단돈 3천 원에 양껏 먹을 수 있는 한 청년 식당.
이곳에서 만난 취업 준비 대학생들 역시 끼니를 거르는 일이 잦다고 말합니다.
[송인나/대학생 : 한 달 내내 먹으면 아르바이트 벌이로 충당이 안 되죠. 네. 하루에 한 끼, 두 끼밖에 안 먹어요.]
문제는 끼니를 줄여가며 돈을 아껴도 학비나 생활비, 월세를 충당하려고 빚까지 지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 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도 20대였고, 연체율 역시 20대가 가장 높았습니다.
[박강원/29세 (가명·신용불량) : '어떻게든 갚으면 되겠지'라고 좀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사람이 신용불량이 되면 할 수 있는 게 정말 없어요.]
그렇게 힘든 현실 속에서 꿈과 희망조차 포기하게 됩니다.
[박강원/29세 (가명·신용불량) : (어떤 게 꿈이에요?) 뭐 할 수 있는 여건들이 없다 보니까 네, 꿈이라는 것은 사치죠.]
올해 우울증 진료를 받은 20대가 60대 다음으로 많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시도한 경우는 20대가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김현수/의사 (서울시 코로나19 심리지원단장) : '나의 미래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과 만나게 되면 극단적인 생각들을 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호주나 일본처럼 대면이나 전화를 꺼리는 20대 특성을 고려해 SNS 상담으로 심리 치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또 경기 침체기 구직 청년들은 이후 10년 넘게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는 만큼 청년 일자리에 대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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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현실 속에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품을 수 없다는 청년들을, 박병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한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27살 이충원 씨.
지난해 서울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뒤 50곳 넘게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올해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가운데 특히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있는 20대 청년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힘든 현실 속에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품을 수 없다는 청년들을, 박병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한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27살 이충원 씨.
지난해 서울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뒤 50곳 넘게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