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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제철로 번진 코로나 여파… 포스코 창사 이래 두 번째 감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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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부터 쇳물 원료인 고철 입고량 줄이기로
한국일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포스코센터에 걸려있는 사기.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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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동차ㆍ가전 등 전방산업 침체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면서 포스코가 감산을 검토 중이다. 감산이 이뤄질 경우 창사 이래 두 번째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감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철강 수요가 급감해 재고가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동을 멈추면 생산능력 회복에 2~3개월이 걸리는 제철소 고로의 특성을 고려해 가동률을 낮춰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감산 여부는 이르면 다음주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포스코가 감산을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13일부터 쇳물 생산의 원료인 고철의 구매를 일부 조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조정 규모는 확인되지 않으나, 원료 입고량을 줄인다는 것은 곧 감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포스코 측은 “향후 여건 변화에 따라 철스크랩(고철) 구매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 2월부터 5월 말까지 총 9기의 고로가 있는 광양제철소의 정기보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자연 감산분이 약 11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추가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건 자연 감산분으로는 재고 증가 속도를 감당할 수 없는 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코가 1968년 창사 이래 감산을 한 건 2008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두 달 간이 유일하다. 당시 금융위기 여파로 제조업 전반이 위축된 데 따른 조치였는데, 감산 기간 동안 평균 생산량의 10% 수준인 57만톤을 줄였다.

포스코의 감산 검토는 자동차, 가전 등 철강을 필요로 하는 전방산업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 및 수요 감소로 생산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세계적으로 철강 산업의 수요ㆍ공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라며 “늘어나는 재고를 감당하려면 생산량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도 매달 최소 10만톤 규모의 감산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 상황도 비슷하다. 글로벌 1위 다국적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지난달 중순 미국 인디애나에 있는 고로 4기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독일 3개 공장은 가동 일시 중단을, 이탈리아 공장은 25% 감산을 각각 결정했다. 미국 철강업체인 US스틸도 고로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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