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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매주 목요일 밤, 집 앞으로 나와 박수치는 영국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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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영국 런던 남부에 거주하는 캠페인 동참자의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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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애쓰는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한 박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보살피는 이들을 위해 박수를’(Clap for Carers)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캠페인이다. SNS를 통해 동참자가 늘면서 9일까지 3주째 진행됐다.

런던에 거주하는 아네마리 플라스가 제안한 이 캠페인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각자의 위치에서 코로나19 사태 최전선에 있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진, 간병인, 청소·지원 인력에게 박수를 보낸다. 플라스는 고국 네덜란드에서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모습을 보고 박수 응원을 시작했다.

일간 미러 등은 9일(현지시간) 코번트리 앤드 워릭셔 대학병원 인근에서 펼쳐진 박수 응원 캠페인을 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공개했다.

영국 시민들은 물론이고 구급차 등 차량 수십 대가 사이렌을 울리고 전조등을 깜박거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맙습니다 NHS’라고 적힌 손 푯말을 들고 서 있는 시민도 있었다.

BBC방송도 캠페인 현장을 전했다. 고마움을 표시하는 문자와 하트 등을 그린 현수막을 집 앞에 내걸고, 자택 문 앞, 정원 등에서 냄비를 치거나 노래로 감사인사를 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같은 시간 런던의 명물 런던아이를 포함한 주요 명소도 같은 뜻을 담아 푸른색 조명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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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에 동참해 박수 보내는 라브 영국 외무장관.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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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감염된 보리스 존슨 총리의 업무 대행을 맡은 도미닉라브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때 우리를 돌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라브 장관은 “다른 이들을 돌보다가 숨진 의사와 간호사들의 희생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 응원을 받은 NHS 의료진도 화답했다. NHS 직원인 니키클루스는 트위터에 “(환자를) 돌보는 이들을 위해 오늘 밤 더욱 많은 사람이 거리에서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며 “NHS의 일원이라는 점이, 우리에게 고마워하는 지역사회 일원이라는 점이 나는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운동이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속에 지역사회 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로 자택 앞에서 박수를 치기 때문에 이웃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둬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도 지킬 수 있다.

이 밖에도 영국에선 다양한 응원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일부 슈퍼마켓은 NHS 직원을 위한 장보기 시간을 도입했고, 글래스고 지역의 택시 운전사들은 의료진을 무료로 태워주고 있다. 영국 정부도 코로나19 사태로 병원에서 일하는 NHS 직원에게 무료 주차를 제공한다.

한편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집계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5872명, 사망자는 7978명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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