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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 달 사이에 110명 사망’ 이탈리아 밀라노 요양원, 은폐 의혹도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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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로마에서 8일(현지시간) 한 경찰관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한 요양원에서 최근 한 달 사이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당국이 원인 규명을 위한 긴급 조사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 있는 피오 알베르고 트리불치오 요양원에서 한 달 동안 1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 한 달 70여명이 숨진데 이어 4월에도 4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를 비롯한 북부 지역은 이탈리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게다가 요양원 자료에는 사망 원인이 단순 폐렴으로 기재돼 은폐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요양원 내의 방역 대비가 사실상 전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곳에서 근무했던 한 의사는 요양원 직원들에게 마스크 등 개인 보호 장비 착용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직위를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탈리아 보건부는 경찰관을 포함한 특별조사팀을 구성, 해당 요양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 요양원은 롬바르디아 주내 최대 규모로 1000여명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요양원 책임자와 주 보건당국 관계자들의 과실 여부를 수사해 혐의가 드러나면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당국이 적절한 방역 대책 없이 무리하게 환자를 요양원으로 보내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이러스 분야 최고 전문기관인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의 조반니 레차 감염병 국장은 “요양원 사망자들이 과소평가돼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상당수 요양원 사망자들은 코로나19 사후 검사에서 배제되며, 바이러스 의심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에서 날마다 집계하는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에도 이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 집계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날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4만3626명이며, 사망자는 세계 최대인 1만8279명이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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