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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입국 외국인 98% 줄었는데 빗장, 단기비자 정지 효과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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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입국 안 막았다” 비판 의식

법무부, 브리핑 때 질문 없었는데

“단기비자 중 중국 비중 83%” 공개

중앙일보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해외입국자 전용 대기소가 붐비고 있다. 정부는 13일부터 외국인의 단기사증 효력을 잠정 중단하고, 비자 면제협정·무비자 입국 혜택도 중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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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일 전 세계 외국인들에 이미 발급해준 단기(90일 이내) 체류용 사증(비자)의 효력을 잠정 중단하는 입국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실질적 방역 효과를 두고선 회의적 시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 역유입 방지를 위해 외교부와 법무부가 이날 발표한 조치의 골자는 ▶5일 이전에 발급한 모든 단기 비자(단수·복수 비자 모두 해당, 장기 비자는 제외)의 효력을 13일 0시부터 중단하고(전 세계 외국인 대상) ▶비자 면제 협정·무비자 입국 혜택을 잠정 중단하고(90개국 국적자만 대상) ▶향후 단기·장기 비자 신청 시 건강 증명서를 요구하는 등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다(전 세계 외국인 대상). 특히 비자를 신청하는 모든 외국인은 신청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의료기관에서 검사서를 받고 발열·기침·오한·두통·폐렴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 유무가 기재된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비자 신청을 받은 공관은 건강 상태 인터뷰 등 충분한 심사를 거쳐 발급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외국인 입국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법무부는 8일 입국한 외국인 1510명 중 단기 체류를 목적으로 한 방문이 442명(무비자 342명, 단기 비자 100명)으로 29.2%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중국인들이 받을 영향을 부각했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전체 단기 비자 약 236만 건 중)중국인들에게 발급된 단기 비자가 약 195만 건, 베트남인들에게 발급된 비자가 약 9만 건 정도”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정부가 국경 개방 원칙을 고수하며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끝내 막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질문도 나오지 않았는데 모두발언에서 수치를 공개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달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의무적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면서 외국인 입국 자체가 이미 크게 감소했다. 차 본부장도 “하루 평균 5만명이 넘던 외국인 입국자 수가 최근에는 1000명대로 크게 줄었다”고 확인했다. 중국인 입국자 수도 최근 두 달 사이 하루 6155명(2월 1~7일 평균)에서 136명(4월 1~7일 평균)까지 줄었다. 단기 비자 취소의 영향을 받는 중국인은 이 중 절반 정도로, 100명이 채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유입을 막는 게 목적이라면서 정작 입국 규모가 크고 코로나19확산세가 빠른 미국은 이번 조치에서 상당 부분 예외를 인정받는다. 무비자 혜택 중단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는 나라에만 적용하는데, 미국은 한국발 여행객을 막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앞으로도 무비자로 한국에 올 수 있다. 미국 국적자들이 받은 단기 비자는 취소되지만, 한국에 오는 미국인 대부분은 무비자로 들어오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한다.

백민정·위문희·이가영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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