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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V자 회복` 자신감 내비친 파월…"코로나 이후 왕성한 반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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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연준 코로나 대책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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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대 2조3000억달러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비상조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잇단 '셧다운' 조치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셧다운 사태→기업 수익 감소→조달 자금의 원금·이자 상환 일정 도래→현금 부족→재무 악화→신용등급 강등→차입 비용 증가→부채 미상환→디폴트'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겠다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이 같은 비상 조치를 내놓으면서 'V자형 경기 반등'에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비상 조치 발표 직후 브루킹스연구소와 영상으로 토론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반등은 매우 '왕성할(robust)'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현재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동원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통제되고, 경제가 재개되고, 사람들이 업무에 복귀한다면 경제 반등은 왕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파월 의장 발언은 최근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V자형 경기 반등'에 대한 회의론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악화되면서 심지어 연준 내부에서조차 'V자형 경기 반등'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8일 공개된 지난달 3일과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지도부는 "미국 경제활동이 하반기부터 반등할 수 있지만 보다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경제가 올해 리세션(recession·경기 침체)에 빠져들고, 회복도 매우 느려 내년까지 가시적인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리세션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FOMC 의사록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시장 붕괴에 대해 경고음을 울렸다"며 "경제·금융 상황을 설명하는 데 '심하게(sharply)' '악화되다(deteriorate)' '심각하다(severe)' 등 표현을 각각 18번, 14번, 8번 사용했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달 3일 예정에 없던 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데 이어 15일 임시 FOMC 회의에서도 1.00%포인트 기준금리 '빅컷'을 단행하며 양적완화(QE) 정책을 재개한 바 있다. 이로써 연준 기준금리는 0.00~0.25%로 내려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사태로 실업수당 신청 폭증 현상 이어지고 있어 리세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9일 미국 노동부는 4월 첫째주(3월 29일~4월 4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660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686만7000건(수정치)보다 26만1000건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이전에는 매주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대략 20만건 안팎에 머물렀다.

코로나19에 따른 잇단 '셧다운' 사태로 미국에서는 3월 셋째주(330만7000건)부터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3주 동안 무려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678만건에 달했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실업대란 현실화 우려로 시장에서는 'V자형 경기 반등'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WSJ가 이달 3~7일 이코노미스트와 경제학자 등 57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 -25%(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급하강한 이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6.2%, 6.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반기 반등은 예상했지만 한 자릿수 '플러스(+)'로, 'V'자형이라기보다는 'U'자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실업률은 6월 13%, 12월 10%로 예측됐다. 미국 실업률은 이미 2월 3.5%에서 3월 4.4%로 가파르게 높아졌지만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금융위기 소방수'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도 'V자형 반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정리했고, 재닛 옐런 전 의장도 2분기 미국 경제가 30%대 '뒷걸음질'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 같은 비관론이 부상하자 시장 불안감을 잠재우고 'V자형 경기 반등'을 지지하기 위해 연준이 9일 2조3000억달러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연준은 8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강화를 위해 미국 시중은행인 웰스파고에 대한 기존 '대출 상한' 제재를 일시적·부분적으로 완화했다. 한편 미국 행정부와 의회 등도 4차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경제 재가동 대책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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