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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고평가된 텍사스유선물 ETN, 단일가매매로 전환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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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간 거래로 시장 과열되자

한국거래소 대책 마련 나서

거래정지기간도 늘리기로

“물량 충분히 확보 때까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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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텍사스산(WTI)원유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의 지표가치 대비 시장가(괴리율)가 30%를 넘는 상품은 오는 13일부터 단일가매매로 거래된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더블유티아이원유 선물 이티엔의 종가 기준 괴리율이 확대되면서 이런 안정화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우선 이티엔의 순자산가치를 보여주는 지표가치와 시장가 사이에 괴리율이 30% 이상 커졌고 이를 좁힐 만큼 유동성공급자(LP)의 물량이 많지 않은 경우 접속매매에서 단일가매매로 체결 방법을 변경한다.

단일가매매는 30분 동안 호가를 접수해 하나의 가격으로 합친 뒤 그 가격에만 집중적으로 매수를 체결하게 하는 방식이다. 주문자들이 복수의 가격을 동시에 제시하는 접속매매 방식보다 호가 경쟁으로 인한 쏠림 현상이 덜하다. 단일가매매 방식은 해당 이티엔의 괴리율이 30% 미만까지 떨어지고 물량도 충분하다고 거래소가 판단할 때까지 유지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황을 보고 접속매매 전환 조건을 더 낮출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이런 조처에 나선 건 지난달 코로나19 여파로 더블유티아이원유 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티엔 지표가치가 함께 떨어졌는데도 시장가격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국제유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 판단해 원유 선물 레버리지 이티엔에 몰리면서 유동성공급자가 보유한 물량이 소진됐고 개인 간 거래로 시장가격이 더욱 올랐다. 예를 들어 8일 기준 엔에이치 투자증권의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지표가치가 1239.93원인데도 시장가격은 2150원으로 마감돼, 두 지표의 괴리율이 73.4%에 달했다. 이렇게 괴리율이 큰 종목을 매수했다가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하면 그 차이만큼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선물 가치가 현물 가치보다 높은 현 시장 상황에서 더블유티아이원유 선물 만기가 도래해 만기 연장(롤오버) 비용이 발생하면 기대보다 투자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부터 시행된 매매거래정지 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종가 기준 괴리율이 5거래일 연속 30%를 초과하는 경우 하루 동안 매매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는데, 다음날 이를 재개하고도 괴리율이 줄어들지 않으면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거래소가 인정하는 날’까지 정지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일부 계좌를 활용한 불공정 주문 행위 감시도 강화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7일 괴리율 축소를 바라고 매매거래정지를 예고했는데 도리어 괴리율이 확대돼 추가 조치를 하기로 했다”며 “유동성 공급자가 신규 이티엔을 발행할 수 있는 오는 20일 이전까지는 거래소의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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